무선

갤플립3 품귀, ‘아이폰’으로 눈 돌린 불법보조금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가 역대급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물량 부족까지 겪고 있다. 시장이 활기를 찾자, 통신업계 유통망은 애플 ‘아이폰12’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 등에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쏟으며 가입자를 유인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리베이트는 이용자에게 차별 지급되는 불법보조금 재원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3‧플립3 출시 후 통신3사가 유통망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 규모는 대폭 확대됐다. 이들은 번호이동(MNP)에 최대 60만원대에 달하는 판매장려금을 집행하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의 경우, KT 일부 유통망에서는 번호이동 기준 최대 68만원에 달하는 판매장려금이 지급됐다. 아이폰12, 아이폰12프로‧프로맥스 리베이트도 60만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한 단말에 대해 기기변경‧신규가입 판매장려금 규모는 35만~49만원이다.

SK텔레콤 일부 유통망도 아이폰12 시리즈에 번호이동 기준 최대 60만원 판매장려금을 쏟았다. 기기변경 판매장려금이 최대 2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3배나 많은 셈이다. LG유플러스도 지난 주말 아이폰12 시리즈에 48만~51만원으로 판매장려금을 올리며 대응했다.

삼성전자 단말 관련 판매장려금은 제조사와 통신사 재원으로 구성되지만, 애플 아이폰의 경우 오롯이 통신사 재원으로만 꾸려진다. 해외 제조사인 애플은 국내 별도 판매장려금 정책을 집행하지 않는다.

없어서 못 산다는 갤럭시Z폴드3‧플립3을 대신해, 상대적으로 재고 물량이 충분하면서도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기존 아이폰 단말에 보조금을 쏟아 가입자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판단이다. 갤럭시Z폴드3‧플립3 국내 예약판매량은 90만대를 넘어서면서, 예약판매 개통도 오는 15일까지 연장했다. 이 같은 기대 이상 흥행은 물량 부족 사태로 이어졌고, 배송지연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기존 플래그십 단말에 대한 판매장려금도 강화됐다. 지난 주말 갤럭시S21 시리즈 리베이트 규모는 50만~68만원에 이르렀다. 갤럭시폴드를 비롯한 기존 플래그십 단말에 대해서도 60만원대 판매장려금을 책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Z폴드3‧플립3 재고가 부족하니, 다른 단말을 대상으로 한 판매장려금 경쟁이 심화됐다“며 ”리베이트 규모는 60만원대에 달하며, 불법보조금은 계속 나타나고 있다. 현재는 기기변경 중심이라 번호이동건수는 과거와 비교해 많지 않아도, 번호이동 리베이트 단가는 오히려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번호이동시장 규모는 총 4만1000여건을 넘었다. 지난 주말, 4일 하루에만 1만1600건 이상을 기록했다. 과열 기준에는 턱 없이 모자르지만, 최근 기기변경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평균 7000여건을 유지해 온 번호이동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크게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윤웅현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팀장은 “신형 폴더블폰 개통 첫날 평소보다 2배 많은 번호이동건수를 기록했으나 기존 과열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하지만 기기변경 중심 시장에서 번호이동이 늘어나는 최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3사와 시장에 과열을 막기 위해 주의 요청을 전달했고, 현장도 계속 점검하고 있다”며 “시장을 살펴보며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