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카카오 폭락장 쇼크…네이버도 동반 하락세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플랫폼 독점 규제 이슈가 불거지면서 카카오와 네이버가 전일에 이어 폭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주가 하락속도가 더 빠른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패닉셀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과도한 하락이지만, 당분간 이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시 10분 기준으로 카카오는 전일대비 5.05% 하락한 13만1500원에 평균가를 형성하고 있다. 카카오는 전일에도 외인과 기관이 444만주가 넘게 대량으로 주식을 매도하면서 전거래일 대비 10.06% 떨어진 13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정규장 이후까지 거래량까지 합하면 11%가 넘게 주가가 빠졌다. 장이 진행될수록 하락폭을 키우고 있는 카카오는 4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시총순위에서도 4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밀린 5위로 후퇴했다.

네이버도 전일 7.87%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1%가 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도 같은시각 전일대비 1.59% 하락한 40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급락세를 맞은 카카오 시가총액은 지난 7일 기준 68조4849조에서 전일 61조5919억원으로 쪼그라든데 이어 이날 오전 58조7013억원까지 줄어들고 있다. 네이버 역시 73조151억원에서 전일 67조2659억원으로 시총이 대폭감소했고, 이날 오전 66조444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두 기업을 합쳐 전일 동안 13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 두 종목은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 현상 이후, 비대면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높은 성장 기대감으로 꾸준히 주가가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이랬던 두 종목에 투자자들이 빠르게 매도세로 돌아서는 이유에는 정치권에서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 규제 강화로 금융상품 판매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 물량을 쏟아내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금융위원회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과 같은 온라인 금융플랫폼들이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는 등 소비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금융당국에 등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카카오와 네이버의 금융플랫폼 서비스 일부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중개 행위로 판단해 시정을 요구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핀테크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특히 네이버보다 카카오의 하락세가 더 큰 상황이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만큼 시장충격이 상당해 보인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페이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27일까지 카카오페이에 대한 증권신고서 심사를 진행 중이다. 만일 금감원이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위 규제 방침을 반영한 수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면 카카오페이는 계획한 다음 날 상장은 진행되지 못한다.

이에 더해 카카오가 그동안 헤어샵 퀵서비스 구독서비스 등 서비스를 지속해서 출시하는 등의 행보를 두고 문어발식 사업확장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한꺼번에 주가 하락 요인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전일 열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일부 증권업계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규제 우려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지만, 당분간 관련 종목이 주가하방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관측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플랫폼 업체들의 영역 확대로 인해 기존 산업과 상충되는 부분들이 발생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규제를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관련 규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부분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카카오, 네이버 주가 하락 주된 이유는 페이의 미래 핵심 경쟁력인 빅데이터를 통한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와 중개가 더는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에 대해 시장에서 부여하고 있던 기업가치는 10조~15조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전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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