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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韓 대형 게임사 대작도 못 막은 中 게임의 ‘무한질주’

왕진화
사진=구글플레이 갈무리
사진=구글플레이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최근 과도한 과금 유도로 드러난 한국 게임의 민낯이 중국 게임의 질주로 인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블레이드 & 소울 2’·‘트릭스터M’, 넷마블 ‘제2의나라’·‘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 올해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야심차게 내세운 모바일 게임 대작들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기록 중이다.

그간 좋은 성적을 유지해왔던 중국산 게임들의 매출 순위는 한국 게임사들의 여러 대작 등장으로 주춤하는 모습이었으나 최근 다시 제자리를 찾거나 오히려 급등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한국 게임의 뒷걸음질일까, 중국 게임의 약진일까.

앞서 지난 7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은 지난 7일 중국 게임인 미호요 ‘원신’에게 첫 역전을 허용했다. 리니지 게임 매출이 중국산에 추월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중국 게임들은 국내 대표 지식재산권(IP) 게임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10일 기준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게임 TOP 10에 중국 게임은 ‘원신’·‘기적의 검’·‘히어로즈 테일즈’·‘삼국지 전략판’ 등 4개가 올라와 있다. 사실 중국 게임은 한국 앱 마켓 매출 상위권, 중위권을 가리지 않고 대거 포진 중이다. 국내 게임들이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국내 다수 게임 이용자들은 최근 들어 과금을 강제하는 대부분 국내 게임들의 비즈니스 모델(과금 요소·BM)에 크게 실망하며 한국 게임에 일침을 날리고 있다. 비용을 아무리 들여도 가질 수 없는 상품, 그리고 과금하는 이용자들, 즉 고객을 홀대하는 게임사들에 등을 단단히 돌린 것이다.

그 사이 중국 게임사들은 다양한 장르에서의 신작을 꾸준히 내놨다. 한국 게임사들이 MMORPG에 집중하고, 확률형 아이템 등을 뽑는 식으로 BM을 일원화시켜가고 있을 때 중국 게임사들은 달랐다. 중국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 뿐만 아니라 월정액제, VIP 시스템 등으로 BM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게임에 100원이라도 쓴 이용자들을 게임 안에서 더욱 우대하며 점차 한국 게이머들의 시선을 뺏었다.

또, 중국 게임사들의 게임은 해가 갈수록 게임성으로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게임 이용자들이 아무리 MMORPG를 선호한다고 해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펼쳤다. 신사업으로 다른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 게임사와는 정반대의 행보인 셈이다. 그렇게 어느새 한국 게임 시장은 잠식돼가고 있었다.

이대로 하반기를 넘긴다면 중국에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게임산업에서 밀리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 중인 중국 게임에 적극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대형 게임사들은 새로운 지식재산권(IP) 및 자체 개발력, 이용자들의 피로도를 낮춰줄 다양한 BM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왕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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