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SKC, 배터리·반도체 양날개로 '비상(飛上) 선언'

김도현
- 차세대 음극재·반도체 기판 등 시장진출 예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C가 글로벌 모빌리티 소재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핵심은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다. 신사업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24일 SKC는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향후 5년간 성장 전략을 담은 파이낸셜 스토리 ‘프라미스 앤 딥체인지’를 소개했다. 2025년 기업가치 30조원 규모로 거듭나기 위해 모빌리티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SKC는 SK넥실리스의 동박 사업 강화에 나선다. 전북 정읍 6공장 구축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해외 생산능력 확장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착공한 말레이시아 공장(5만톤)을 비롯해 유럽 10만톤, 미국 5만톤 등 증설을 준비 중이다. 완료 시 시장점유율 35% 이상으로 업계 1위 달성이 기대된다. SK넥실리스는 지난 1분기 판매량 점유율 22%로 업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새 먹거리로는 실리콘 음극재와 하이니켈 양극재를 낙점했다. 두 제품은 차세대 소재로 배터리 성능 향상에 핵심으로 꼽힌다. SKC는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회사와 협력을 통해 시장 안착을 노릴 계획이다.

김종우 SKC BM혁신추진단장은 “자동차 OEM이나 배터리 제조사는 성능과 원가에 민감하다.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과 공장 운영 쪽에서 SKC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성능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SK그룹 내 배터리 소재 사업 중복에 대해 언급됐다. 앞서 SK㈜는 중국 동박 회사 왓슨에 투자했고 SK머티리얼즈는 미국 그룹14테크놀로지와 실리콘 음극재 합작사(JV)를 설립한 바 있다.

이완재 SKC 사장은 “각자 하더라도 핵심역량을 공유하고 사업을 잘 이끈다면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시장 분할하는 등 서로 보완하고 성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같이 운영한다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KC는 또 다른 축으로 반도체 소재를 내세웠다. 기존 사업은 SKC솔믹스가 전담한다. 이 회사는 화학기계연마(CMP) 패드, 블랭크마스크, 웨트케미칼 등을 주력으로 한다. SKC는 반도체 기판 시장에도 진출한다. 세계 최초 개발한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용 글라스 기판’을 내세웠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성능컴퓨팅(HPC) 등 칩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타깃은 하이엔드 분야다.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을 고려하면 기판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기판 전문가 5~10명이 있고 전 세계 70개 회사와 협력 중이다. 고객사 인증 및 성능 테스트는 끝냈고 자본 조달이나 투자 유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C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2021년 2분기 매출액 8272억원 영업이익 13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11.1% 전년동기대비 44.6%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60.0% 전년동기대비 169.5% 상승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상반기(2194억원)에만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이날 SKC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2750억원에서 4500억원으로 정정했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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