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성장통일까 리스크일까…조인성 김희애 주지훈 내세운 명품 플랫폼 ‘신경전’

이안나

- 신뢰도 얻기 위해 마케팅 '강수'...업계 내 고발 등 잡음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MZ세대가 명품 시장 큰손으로 급부상하면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본격적인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이들은 조인성·김희애·주지훈 등 유명 배우들을 기용해 마케팅 전을 펼치고 있다. 일부 광고에선 경쟁사 플랫폼에 대한 정품 신뢰도를 지적하는 등 신경전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트렌비·발란·캐치패션 등 명품 온라인 플랫폼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톱스타들을 모델로 삼아 다양한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발란은 지난 4월 배우 변요한·봉태규를 내세워 TV광고를 진행한 데 이어 내달부턴 새로운 모델을 선정해 마케팅을 이어갈 계획이다. 새 모델로는 배우 김혜수가 언급된다.

머스트잇은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스타 마케팅에 돌입했다. 지난달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1위 기업임을 강조하는 TV광고를 선보였다. 지난 17일엔 트렌비와 캐치패션이 나란히 새로운 모델을 소개했다. 트렌비는 김희애와 김우빈을 모델로 선정해 명품 쇼핑 구매경험을 바꾸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캐치패션은 전속 모델로 조인성을 발탁, 디지털 광고 영상을 개시했다.

머스트잇·트렌비·발란의 지난해 거래액은 각각 2514억원, 1080억원, 500억원이다. 연평균 두자릿수 이상 성장세이지만 조 단위로 넘어가는 다른 분야 전문몰들에 비해선 더욱 초기 시장에 속한다. 초반부터 과도한 마케팅 출혈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이들이 유명 연예인을 기용하는 이유는 온라인 명품 시장에선 신뢰도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을 통한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주목도와 신뢰도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라고 전했다.

특히 후발주자인 캐치패션이 공격적 행보로 이름 알리기에 나서며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은 머스트잇·트렌비·발란 3파전에서 캐치패션을 포함한 4파전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캐치패션은 최근 개시한 디지털 광고에도 ‘온라인 명품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주제로 담아 경쟁사 플랫폼 상품 취급과 운영 방식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캐치패션 새 광고에선 온라인 판매를 허가한 적 없는 명품 가방을 다른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현상, 공식 파트너사라면 왜 정식 환불이 불가능한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표면적으론 캐치패션이 ‘공식 럭셔리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동시에 ‘당신의 명품을 의심하라’는 메시지는 소비자와 경쟁사 모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없는 '정품' 신뢰도를 문제제기 한 것. 그만큼 주목도를 끌 수 있는 전략이다.

실제 캐치패션을 운영하는 스마일벤처스는 이달 초 머스트잇·트렌비·발란을 대상으로 부정 상품정보 취득과 과장 광고, 정보통신망 침해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제출했다. 3개사가 해외 명품 플랫폼 웹사이트 상품정보를 무단 복제해 상품 판매에 활용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3개사는 병행수입 및 구매대행 구조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플랫폼인데 정식 계약 관계가 없는 해외 명품 플랫폼으로부터 상품을 제공받는 것처럼 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치패션 관계자는 “해외 파트너사들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알게 된 위법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고발을 한 것”이라며 “온라인 명품 시장이 커졌기 때문에 이런 잡음도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고 누군가는 문제제기를 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업계 내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모습들에 자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고발 당한 3개사는 캐치패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정확한 고발장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입장을 밝힌다는 설명이다. 해외 파트너사들과 정식 계약을 맺고 사용 가능한 정보만 활용했다는 것. 이에 상품 페이지나 콘텐츠는 그대로 유지 중이다. 다만 최근 발란은 상품 페이지 내 판매자명을 '마이테레사' 등 해외 명품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 '발란'으로 변경하고 트렌비는 해외 플랫폼 표시를 삭제하는 등 변화의 모습도 감지됐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플랫폼 업체들은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다년간 노력을 해오고 철저히 관리해왔다”며 “이전엔 플랫폼끼리 싸우기보다 전체 시장을 키우기 위해 힘을 모으는 분위기였는데 아직 노력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고발 등으로 소비자들이 명품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