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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모바일게임서 한복 또 표절…개발사 무대응 일관

왕진화
사진 왼쪽은 한국의상 백옥수 측의 한복 디자인, 사진 오른쪽은 중국 게임 ‘꽃피는 달빛’ 속 한복. 디자인부터 소품까지 동일한 모습이다. 사진=에어캡
사진 왼쪽은 한국의상 백옥수 측의 한복 디자인, 사진 오른쪽은 중국 게임 ‘꽃피는 달빛’ 속 한복. 디자인부터 소품까지 동일한 모습이다. 사진=에어캡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우리나라 전통 의상 한복이 중국 게임사에 또 도용 당했다.

여성향 게임 개발사 ‘에어캡(대표 현지민)’은 중국 게임 개발사 ‘Zishi Technology limited’에서 서비스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꽃피는 달빛’이 자사의 모바일 드레스업 게임 ‘걸 글로브(GIRL GLOBE)’의 한복 브랜드 세트를 무단 도용했다고 29일 밝혔다.

도용된 한복 세트의 이름은 한국 챕터 첫 스토리 콘텐츠에서 이용자들이 최초 보상으로 얻게 되는 ‘보라빛 향기’다. 국내 대표 한복 브랜드 ‘한국의상 백옥수’가 디자인했으며, 개발사 측에서 메인 이미지로 활용했던 한복이다.

중국 게임 꽃피는 달빛에서는 ‘호수 안개’ 세트로 이름을 변형하고, 이용자들에게 이벤트 의상으로 지급한 바 있다. 해당 의상(오른쪽 사진)은 보라빛 향기 세트의 한복 저고리와 한복 치마, 실제 브랜드 화보에서 사용했던 꽃 소품까지 동일하게 표절하고 있다.

에어캡은 걸 글로브의 기획 단계부터 우리나라 고유 의상인 한복의 미와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국의상 백옥수를 비롯해 리슬, 숙현한복, 아랑한복 등 대표 한복 브랜드들과 파트너를 체결했다. 특히 해당 브랜드의 경우 게임에서는 걸 글로브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에어캡 측은 이번 한국의상 백옥수 브랜드 한복 디자인 도용 문제와 관련해 걸 글로브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제보해 내용을 파악하게 됐다고 밝혔다.

에어캡 측은 “Zishi Technology 측의 꽃피는 달빛에 한국의상 백옥수 브랜드가 불법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번 사태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다”며, “해당 한복 세트의 게임 내 노출을 즉시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의상 백옥수 측 또한 에어캡과 협업 중인 고유한 한복 지식재산(IP)인 만큼, 중국 해당 게임사의 브랜드 무단 도용 재발 방지, 시정 조치와 함께 한복 브랜드에 대한 사과문을 정식 요청했다.

조진우 한국의상 백옥수 대표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전 세계에 우리 전통 복식을 알리기 위해 에어캡과 협업하고 좋은 결과물을 얻고 있던 와중에 이런 표절 이슈가 발생해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족 복식은 한 나라 민족의 정체성이 깃들여 있는 것인데, 이를 일체의 협의 없이 함부로 가져다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고유한 정신을 빼앗기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공론화 및 해당 중국 개발사의 진심 어린 사과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현지민 에어캡 대표이사는 “중국 게임 개발사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시정 조처를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질 못했다. 이처럼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 상황에 에어캡 측은 관련 변호사의 자문을 빌어 공론화를 통해 시정을 촉구하는 방법을 전달받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라며 “이를 바로 잡지 않을 경우 제2의 한국의상 백옥수 사태가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앞으로도 한국의상 백옥수와 함께 이어 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복이 중국 게임사에 도용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가 국내에 출시했던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에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이 업데이트 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한복은 조선족의 의상이기 때문에 중국의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던 사례도 있다.

또, 중국 게임사 클릭터치가 2018년 출시했던 모바일 게임 ‘황제라 칭하라’ 속 캐릭터의 청나라 의복이 지난 2016년 종영한 SBS 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속 배우 이지은(가수 아이유)이 입었던 한복과 비슷하다는 논란도 있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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