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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1] '문어발 확장' 김범수 의장 거듭 사과…카카오 ‘2차 상생안’ 큰 그림은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탈하며 여론 뭇매를 맞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지적받은 골목상권 침해 해당 업종들은 이미 철수를 시작했고 창작자 지원과 해외진출 강화를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플랫폼 수수료 인하 의지도 내비쳤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여야 의원들 구분 없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향한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 플랫폼 영역 확장으로 인한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피해에 대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논란 있는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과감히 개선하고 속도를 내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발표한 상생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의장이 개선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는 골목상권 침해가 지적된 시장에 대해 일부는 이미 철수를 시작했고 지분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플랫폼 수수료 인하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받는 가맹택시 수수료가 20%나 되는데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장은 “지금은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이고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1년에 수백억씩 적자를 내며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며 “실질적인 수수료는 5% 정도만 부담하게끔 돌려주고 있다”고 답했다.

민 의원이 “데이터비로 환급해주는 비중이 16.7%인데 그럼 처음부터 3.3% 수수료만 내면 될 것을 왜 굳이 20%를 받았다가 일부를 되돌려주냐”고 묻자 김 의장은 “플랫폼 수익이 많아지면 수수료율도 5% 이하로 갈 수 있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 못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택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지속 플랫폼을 운영하려면 수익구조가 윈-윈하는 구조로 짜여져야 하는데 지금은 초기 단계로 실험을 하고 있다”며 “모빌리티 대표도 공감하고 있는 만큼 긴밀히 얘기해 이런 논란이 없도록 시정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개인적인 생각으론 플랫폼 이용자가 활성화될수록 수수료율이 점차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지 관련 창작자들을 위한 지원도 강화할 전망이다. 이날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웹툰·웹소설 공모전을 열어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좋지만 2차 저작물 흥행으로 인한 수익배분은 공정하냐”고 물었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로 5년째 CJ와 함께 추리·미스터리·스릴러 소설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는데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전적으로 플랫폼들이 가져가는 구조에 대해 지적한 것.

김 의장은 “2차 저작물권은 작가와 협의를 통해 가져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대표와 시정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진 의원이 “법률적으론 어렵지만 창작자를 위해 2차 저작물을 통한 수익 몇%를 재협상해 지급하는 등 선도적 움직임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발언에 대해 김 의장은 “전적으로 공감하고 이 부분 반드시 시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정안은 이전 수상작들에 대해서도 적용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국내 시장에만 집중한다는 점에서 네이버와 직접적인 비교를 당하기도 했다.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골목상권에 몰두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 의장은 “네이버는 20년 된 회사고 카카오는 10년 됐다”며 “카카오가 돈을 벌기 시작한 건 2~3년 전으로, 그때만 해도 생존을 걱정할 정도였는데 갑자기 회사가 이렇게 된 부분에 당혹감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은 저뿐 아니라 모든 직원들의 꿈이고 도전으로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웹툰 분야는 일본에서 1등을 하고 있고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북미에서도 공격적으로 회사를 인수하고 진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 의장은 “플랫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빛은 자본이나 배경이 없어도 시장 큰 흐름에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카카오는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은 진출을 안하고 기술을 활용해 골목상권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찾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카카오가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에서도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개선할 가능성이 열렸다. 백화점 상품권은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거스름돈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선 e쿠폰 금액 이하 상품 구매 시 결제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을 개선해 쿠폰 미사용액 부분은 환불 가능하도록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 부분에 대해 김 의장은 “그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쿠폰은 프랜차이즈와 가맹점에서 발행한거라 사용 용도가 정해져 있는데 이 문제는 지혜롭게 풀면 이용자들이 불편 없도록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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