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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1] 구글·애플부터 카카오·쿠팡까지...과방위 ‘플랫폼 때리기’

이안나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좌)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좌)
- 플랫폼 '갑질' 및 개인정보보호 관련 책임 집중 질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국내외 플랫폼 기업을 향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야 의원들의 ‘맹공’이 이어졌다. 최근 인앱결제(앱 내 결제) 강제 시행 예고로 창작자들 질타를 받았던 구글·애플부터 문어발식 사업으로 도마 위에 오른 카카오모빌리티, 중국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산 쿠팡 등을 향한 질의가 집중됐다.

5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는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와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쿠팡 박대준 대표 등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가 증인으로 대거 출석했다. 과방위 여야는 이들에게 최근 발생한 논란에 대해 집중 질의했지만 대부분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는데 그쳤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지난달 발효된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구글과 애플 후속 조치가 지지부진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글갑질방지법은 앱 마켓 사업자가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 심사지침과 구글 플레이 고객센터 관련 약관에 아직까지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조 의원은 “9월14일 이후 법이 발효됐기 때문에 이후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행위는 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윤 애플코리아 대표는 우회 접속 경로로 인앱결제를 강제하겠다는 것이 사실인지 묻는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해외 사례라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인앱결제 금지법의 국회 통과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 구글코리아 대표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존중한다”고 발언했다.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강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선 “현재 법안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준수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외국 기업에 대한 국내 대리인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김 대표는 “법률에 따라 대리업무를 가장 잘할 수 있는 대리인을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역시 관련 부서와 협의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좌)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좌)
국내 기업 중에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에게 ‘갑질’ 행위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류 대표는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 20%에 대해 인하 의지가 있냐는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질의에 “현재 가맹사들과 가맹협의회를 통해 실질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에 대한 즉답은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날 정무위원회 국감장에서 같은 질문을 받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이런 논란이 없도록 시정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전 의원은 “가맹 계약은 5년 단위로 하고 제휴 서비스 계약은 3개월 단위로 갱신되는 건 갑질”이라며 “동일한 기간으로 맞추라”고 요청했다. 이에 류 대표는 “우려를 확인했고 두 계약 갱신 기간을 모두 5년으로 동일하게 적용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동약자 이동권을 확보하는 데 의지가 있다”며 “정부와 논의가 가능하다면 최대한 협조해 빠르게 서비스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중국 자회사를 통해 고객 개인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적되자 “개인정보를 국내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쿠팡 회원들 개인정보가 중국 내 계열사인 한림네트워크에서 관리되고 있어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데 따른 대답이다.

쿠팡은 고객 개인정보를 한국 소재 데이터센터에 저장해 관리 중이라면서 이를 부인했다. 단 양 의원은 “전자정보 특성상 열람이 곧 제공”이라며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정보처리 회사 이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박 대표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개인정보 열람에 대해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면서도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중국 현지 법령 해석과 상관없이 개인정보 열람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설명이다.

과방위의 플랫폼 기업 때리기는 오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양 의원은 이원욱 과방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게 방통위 종합감사에서 박 대표를 증인으로 다시 호출할 것을 요청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집중 질의했던 전혜숙 의원도 “종합감사 때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아닌) 카카오 대표가 나와야 제대로 된 답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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