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상파 및 종합편성 건강정보 프로그램에서 녹용이 좋다고 방송하면 옆 채널 홈쇼핑에서 녹용 제품을 판매한다. 이같은 '연계편성' 횟수가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로 인한 시청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향후 재허가 및 재승인 조건에 협찬고지 위반 여부를 반영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는 7일 전체회의에서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건강정보프로그램과 홈쇼핑 간 연계편성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연계편성은 지상파‧종편 유료방송(PP) 건강(기능)식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과 인접한 시간대에 홈쇼핑채널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는 방송을 의미한다.
방통위가 조사한 대상은 지상파 5개 채널, 종편 4개 채널, TV홈쇼핑 7개 채널,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10개 채널이다. 지난 3월 방송분 연계편성 현황을 점검한 결과 지상파 2개 채널·종편 4개 채널 45개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520회 방송한 내용이 홈쇼핑 17개 채널에서 총 756회 연계편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프로그램 수나 연계횟수 모두 늘어난 수치다.
지상파 방송사는 MBC는 3개 프로그램 총 80회(본방 53회·재방 27회), SBS 7개 프로그램 59회(본방 53회·재방 6회)를 편성했다. KBS1·2 및 EBS1은 홈쇼핑 상품판매와 연계 프로그램이 없었다.
종편은 TV조선 14개 프로그램 139회(본방 69회·재방 70회), MBN 8개 프로그램 108회(본방 62회·재방 46회), 채널A 5개 프로그램 70회(본방 20회·재방 50회), JTBC 8개 프로그램 64회(본방 33회·재방 31회)를 편성했다.
지상파·종편 한 프로그램이 1개 홈쇼핑 채널과 연계편성 된 경우는 279회, 2개 이상(최대 7개) 채널과 중복 연계편성된 경우는 241회로 나타났다.
중복 편성이 많아진 이유는 올해부터 분석대상에 T커머스 10개 채널이 추가됐고 홈쇼핑사 건강식품 판매방송이 증가한 영향이다. 가장 많이 연계편성된 식품은 유산균(215회), 콜라겐(111회), 단백질(81회) 순으로 나타났다.
지상파·종편과 홈쇼핑간 연계편성은 지난 5일 진행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국감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연계편성은) 대놓고 물건을 파는 행위지만 이에 대한 심의 건수는 너무 적다"며 "홈쇼핑 연계 편성 제한과 협찬 간접광고 가이드 마련으로 방송 공공성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향후 필수적 협찬고지를 의무화하는 방송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을 지원하고 법 통과 시 협찬임을 알 수 있도록 협찬사실 고지의 노출 시점·시간·횟수 등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강정보프로그램 제작 시 유의사항을 방송사 자체 제작 가이드라인에 반영하도록 재허가 및 재승인 조건을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연계편성 현황 및 협찬고지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