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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1] 신규수요 창출vs골목상권 침해, 배민 ‘B마트’ 운명은

이안나
-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산자중기위 증인 출석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 골목상궘 침탈 문제가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퀵커머스 ‘B마트’도 그 대상이다.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앱) 내 위치한 이 서비스는 달걀·우유·햇반 등 식료품 주문 시 도심 물류센터 거점을 활용해 30분 내외로 집앞까지 배달해준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는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이 B마트로 골목상권에 침투해 중소상공인 피해가 막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19년 4분기 출시한 B마트는 지난해 매출 1477억원을 달성하며 1년만에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확대했다”며 “배달의민족이 B마트까지 진출하냐는 중소상공인 불만이 많은데 퀵커머스 사업을 꼭 해야하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B마트가 실상 특정 권역내 근거리 배송을 하는 영역으로 일반 소매점과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B마트 출시가 소규모 마트 영업익을 얼마나 잠식하는지 분석을 중소벤처기업부에 요구한 상태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B마트가 기존 시장을 침탈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B마트는 지금 당장 (오프라인) 구매가 곤란한 사람들이 주문하거나 1만원 이상 주문해야 하는 등 특성이 있다”며 “동네 편의점이나 마트 수요를 잠식하는 게 아니라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서비스”라고 주장했다.

신영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B마트가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고 얘기해선 안된다”며 “B마트 출시 이후 슈퍼마켓과 편의점 주 이용 고객이 빠져나갔다”고 질책했다. 대형마트가 동네 곳곳에 입점하기 시작했을 당시 일반 자영업자들이 사라지거나 편의점주로 편입된 것처럼 B마트 때문에 지역 편의점들이 도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김 대표는 “편의점 매출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계속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어 B마트 서비스 출시가 시장 잠식으로 이어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B마트 성장은)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이후 어쩔 수 없이 일어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현재는 직매입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향후 지역 소상공인들과 상생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국감에서 약속한 대로 자체상품(PB) 개수를 줄여 현재 10개 정도만 남아있고 지역에 진출했다가 철수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이런 서비스(퀵커머스) 형태 자체가 처음이다 보니 물품을 사입해 직접 운영하는 이유도 있다”며 “소규모 동네 마트 등 업체들이 배민에 입점해 그들이 비대면 서비스로 고객과 만나는 채널을 확장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B마트 ‘신규수요’를 통해 편의점 등이 추가 매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게 배민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김 대표는 배달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직고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의원(무소속)은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면 최저임금 준수 문제나 산재보험, 퇴직금 지급 등 문제가 해결된다”며 “직접 고용을 검토해본 적 있냐”고 질의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직고용 형태로 운영한 적이 있는데 당시엔 라이더들이 높은 수익과 자유로운 근무형태를 원해 대부분 이탈했다”며 “라이더들은 자유로운 특수고용직 형태를 선호하는 것 같지만 시장 상황이나 수요가 있을 경우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사회적 책임 부분에 있어 절실히 공감하고 있으며 안전과 복지를 생각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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