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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안 밀려” 상생 내세운 UT, 韓 카카오택시판 흔들까 [IT클로즈업]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UT(우티)는 우버와 티맵모빌리티 앞 글자를 땄으며, 한글로는 우리들의 택시라는 의미다. 승객과 택시기사 모두 함께 상생하고 발전하자는 뜻이다.”

톰 화이트 UT 최고경영자(CEO)는 1일 UT앱 출시를 기념해 온라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UT는 우버와 티맵모빌리티 합작회사 우티(UT LLC)에서 새롭게 출범한 통합 앱이다.

UT로 옷을 갈아입은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한국시장에 다시 문을 두드렸다. 이번엔 국내법 준수와 함께 택시기사 상생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던 뼈 아픈 과거를 뒤로 하고, 한국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서 승부수를 보겠다는 의지다.

마침, 국내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독식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독과점 및 수수료 논란으로 정부와 국회 타깃이 됐다. 카카오T가 소극적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는 이때, UT가 적극적으로 가맹택시 및 승객 수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버+SKT, 카카오T 도전장=우버는 지난 2013년 한국에 첫선을 보였으나,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엑스’를 반대하는 택시업계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2014년 서울시는 우버를 여객자동차운수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검찰은 우버 대표 등을 기소했다. 이에 이듬해 3월 우버는 국내 서비스 중단을 선택했다. 이후 2018년 6월 재판부는 우버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

SK텔레콤도 2015년 티맵택시를 출시했지만, 한 달 빨리 선보인 카카오택시에 압도적으로 패배했다. 택시기사 편의 제고와 함께 각종 할인 혜택까지 내놓았지만, 한 번 밀린 규모의 차이를 좁히기엔 버거웠다.

이에 우버와 SK텔레콤이 손을 잡고 국내 택시 플랫폼 판을 흔들기 위한 UT를 선보였다. SK텔레콤(현 SK스퀘어)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우버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한 것. 우버 입장에선 전세계 최초 사례다. 그 정도로, 한국은 전략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톰 화이트 UT CEO는 ”한국 택시시장은 80억달러 규모로, 전세계 5대 시장 중 하나“라며 ”우버에게 있어 글로벌 시장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규제 테두리 내에서 운영하겠다”=UT는 우버와 티맵택시를 반면교사 삼아, 한국시장 공략안을 마련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국내법 준수’다. 이날 간담회에서 UT는 규제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수차례 발언했다.

우선, UT는 ‘관계기관 허가’를 받는대로 사전확정 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승객이 입력한 목적지를 바탕으로 앱상에서 미리 요금을 고지하고, 사전에 이용 요금을 확정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미터기를 켜고 최종 운행시간과 거리를 계산해 택시에서 내리기 직전 요금을 지불하는 구조였다.

또한, UT는 택시합승서비스 ‘UT풀’을 예고하면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택시 합승 알고리즘을 접목해 승객은 요금을 줄이고 기사는 새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자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UT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내년 상반기 시행되면,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합리적 서비스를 준비하겠다는 말을 보탰다.

플랫폼 운송사업(타입1)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가맹사업(타입2), 중개사업(타입3)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규모의 경제’부터 확보해야=UT는 대형 세단 기반 ‘UT블랙’ 리브랜딩, 택시합승서비스 ‘UT풀’과 빠른배차서비스 ‘UT플래시(UT Flash) 등 신규 서비스를 발표하며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11월 한 달간 20% 상시 할인 이벤트까지 실시한다. UT는 총 100만회에 달하는 무료‧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선택권과 할인 혜택이 아무리 많더라도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이에 UT는 연내 1만대 가맹택시를 확보하고, 내년 1만대를 추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UT 입장에선 카카오T가 플랫폼 갑질에 휘말린 사이, 택시기사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택시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 UT는 모든 택시기사에게 열려 있는 ‘오픈 플랫폼’을 지향했다.

톰 화이트 CEO는 ”수많은 신규‧비가맹 택시기사들을 환영하고, 이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운행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기년 UT 운영총괄(COO)은 ”피크 타임엔 요금을 올리고, 이 외 시간엔 요금을 낮춰 수요와 공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택시 기사 수익을 증대한다“며 ”다양한 기술과 마케팅을 통해 기사에게 가장 중요한 수익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운수사와 잘 해결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타다금지법으로 주요 사업을 중단해야 했던 타다도 연내 리뉴얼된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한다. 앞서,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타다 운영사 VCNC 지분 60%를 인수하기로 했다. 타다는 대형택시 1000대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으로, 기사로 등록할 경우 최대 4000만원 지원금을 약속했다. 이에 연내 UT와 타다, 카카오T가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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