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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데이] 1959. 11. 15 LG전자, 첫 국산 라디오 ‘금성 A-501’ 출시

백승은

<출처=LG전자>
<출처=LG전자>

디데이(D-Day). 사전적 의미는 중요한 작전이나 변화가 예정된 날입니다. 군사 공격 개시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변화를 촉발하는 날. 바로 디데이입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나름 의미있는 변화의 화두를 던졌던 역사적 디데이를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 그날의 사건이 ICT 시장에 어떠한 의미를 던졌고, 그리고 그 여파가 현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짚어봅니다.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1959년 11월15일 LG전자(옛 금성사)에서 첫 국산 라디오 '금성 A-501'를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수입 부품을 사용해 조립생산한 진공관식 라디오인데요. 지금 생산되는 'K-가전제품'의 첫 시작을 끊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첫해 87대에서 시작…3년 뒤 13만대 이상 판매=금성 A-501은 LG전자가 라디오의 주요 부품인 트랜스·스크류·소켓 등 전체 부품 중 60% 이상을 자체 개발한 제품입니다. 국내에 라디오 부품 생산에 대한 기술이 거의 없었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죠.

당시에는 라디오뿐만 아니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전자제품 대부분이 일본산이었습니다. 이 대열에 금성 A-501은 ‘국산 1호 라디오’로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죠. 출시 당시 가격은 2만환 정도였습니다. 비슷한 성능의 일제 및 외제 라디오가 3만환이 훌쩍 넘었던 걸 감안하면 훨씬 저렴한 수준이었죠.

그렇다면 그 해 금성 A-501의 생산량은 몇 대였을까요? 단 87대입니다. 1960년대에 이르러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내 전자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을 실시했기 때문인데요. 1961년 일제 밀수품 근절에 대한 포고령을 내리는 동시에 전국 농어촌 라디오 보내기 운동을 시작합니다.

이 두 가지 정책의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1961년 LG전자의 라디오 판매량은 연간 1만대가 채 되지 않았지만 1962년에는 13만7000대까지 뛰었죠. 탄력을 받은 LG전자는 라디오뿐만 아니라 1965년에는 국내 최초 냉장고인 ‘눈표 냉장고’를 선보였습니다. 1966년에는 ‘VD-191’라는 모델명을 가진 흑백 TV를 내놨죠.

◆LG전자, ‘생활가전 세계 1위’ 목전=꾸준한 성장을 거쳐 전자업계는 2000년대에는 국가의 핵심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합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2005년 사이에 반도체 및 전자부품을 비롯한 통신기기의 GDP 기여도는 각각 19.4%와 12%입니다. 국내 생산의 30% 이상을 책임지는 기간산업이 된 것이죠.

올해 LG전자 생활가전 부문 매출은 3분기 연속 미국 월풀을 뛰어넘었습니다. 월풀은 세계 가전회사 중 가장 매출액이 많은 회사인데요. 이런 흐름대로라면 LG전자는 올해 ‘세계 가전 매출 1위’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작은 라디오 하나로 싹을 틔운 국내 전자업계가 세계 1위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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