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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어벤저스] “웹툰AI페인터, 공개 1주일만에 30만 작품 쏟아져”

최민지
국민 포털로 출발한 네이버가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들로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이용자 경험을 위한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SME) 및 창작자들과 이용자들을 연결해 디지털 비즈니스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용자가 보는 앞단의 변화가 이 정도라면, 개발 뒷단에선 보다 과감하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네이버를 움직이는 기술 리더들을 마블 캐릭터에 빗대 ‘네이버 어벤저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속 깊은 고민과 핵심 경쟁력의 원천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서충현 리더, 김도현 연구원.
왼쪽부터 서충현 리더, 김도현 연구원.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그림 좀 그린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서비스가 하나 있다. 심지어, 공식 출시되지 않은 베타 서비스임에도 아마추어부터 프로작가에 이르기까지 연일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네이버에서 3년 이상 공들여 선보인 자동채색 서비스 ‘웹툰AI페인터’다.

네이버가 지난달 발표한 웹툰AI페인터 베타서비스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이라 본격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출시 다음날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4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에 따르면 1주일만에 웹툰AI페인터로 자동채색한 작품 수만 무려 30만개에 달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아마추어 작가‧일반인들은 웹툰AI페인터로 채색한 그림을 포스팅하며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흑백 작품을 주로 연재하는 고일권 작가도 페이스북에 웹툰AI페인터를 활용한 채색된 작품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이 웹툰AI페인터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편리한 사용자환경(UI)과 기대 이상 채색 수준 때문이다. 사용자 의도를 적절히 파악해 자동으로 채색을 편리하게 해내는 도구 역할을 해낸 것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웹툰작가 창작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개발역량을 쏟은 웹툰AI페인터 주역, 네이버 개발진 W 인공지능 크리에이션(AI creation) 서충현 리더, 김도현 연구원을 직접 만났다.

◆개발자가 그림을 그리다?=웹툰AI페인터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작가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돕자는 기술 논의가 네이버 내부에서 일어났다.

이는 웹툰작가를 꿈꾸는 이들의 허들을 낮추고, 웹툰산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고민으로 확대됐다. 일반인들이 유튜브를 통해 쉽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듯, 그림도 좀 더 쉽게 그려 다양한 웹툰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웹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게 개발에 도입한 웹툰AI페인터이기에, 개발진이 직접 그림을 그려 테스트에 나서기도 했다.

김도현 연구원은 “어떤 그림을 넣어도,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혹시라도 잘못된 채색 결과에 사용자 스스로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기준을 나로 잡았다. 내가 그린 그림에도 서비스가 잘 적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웹툰을 위한 네이버만의 자동채색 모델, 데이터‧인공지능 기술력=네이버는 웹툰만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모델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확보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을 통해 방대한 작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채색까지 완료된 경우가 상당수인 만큼 스케치 데이터를 별도로 모아 학습하는 과정을 거쳤다. 최대한 다양한 스케치 스타일이 반영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뽑아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서충현 리더는 “스케치만 별도로 추출할 수 있는 일종의 엣지검출 기술을 응용 활용했고, 이를 학습데이터로 사용했다”며 “여기에 데이터 증강 기술까지 접목했다”고 부연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동채색 딥러닝을 위한 모델구조를 처음부터 설계했다는 점이다. 웹툰만의 고유 특징을 담기 위해 밭을 갈았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자동채색 서비스와 차별화된 점도 ‘웹툰’을 중심에 뒀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자동채색은 여러 곳에서 연구됐던 부분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관련 서비스가 있다. 하지만, 웹툰을 위한 자동채색은 없었다”며 “웹툰은 이미 큰 문화로 자리잡았지만, 웹툰스럽게 채색할 수 있는 서비스는 없었다. 이에 대응할 수 있게 된 사실 그 자체가 자랑거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자동채색 후 해상도가 원래 버전으로 복귀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사용자 의도를 반영하기 위한 규칙 기반 룰도 함께 적용했다. 개발을 진행한 3년 동안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나은 품질을 구축하게 됐다. 이에 네이버는 지난해 말부터 웹툰AI페인터 출시 준비에 돌입했다.

서 리더는 “베타테스트를 내놓은 후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 웹툰 작가들도 피드백을 주고, 웹툰AI페인터로 만든 삽화를 사용해도 되는지 문의도 이어졌다”며 ”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함께 달려준 디자이너‧엔지니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표현했다.

<다음 기사에서 계속됩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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