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금 같은 구리' 동박 3총사, 유럽 찍고 북미 간다

김도현
- 전기차 급성장에 2023년 동박 공급난 우려
-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 포진…고객사 대응력 향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기차 시장 개화로 배터리 생태계가 분주하다. 관련 기업은 생산능력(캐파)을 늘리면서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핵심 소재로 떠오른 동박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는 계획을 구체화했거나 검토 중이다.

두 곳은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주요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전기차 공급망이 구축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폴란드 헝가리 미국 등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동박 3총사도 시장 수요에 맞춰 유럽 및 북미를 해외거점으로 낙점했다.

동박은 얇은 구리 막으로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배터리에서 전류가 흐르는 통로 역할을 한다. 과거 일본이 장악하던 분야였으나 현재는 중국이 저가 공세로 치고 올라온 상태다.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 중이다. 동박은 가늘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인데 한국 기업들은 4마이크로미터(㎛) 내외 제품을 양산한다. 고품질 분야에서는 중국과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 등은 캐파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3년 전후로 동박 부족 사태가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3개 업체가 연이어 증설을 진행하는 이유다.

앞서 일진머티리얼즈는 헝가리 괴돌레에 부지 2만평을 확보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단계로 나눠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우선 동박 가공(슬리팅) 전용라인을 세울 계획이다. 국내 익산 및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만든 동박을 자르는 공정을 수행한다. 향후 용해 및 제박 라인을 마련하는 추가 공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미국 공장 설립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K넥실리스는 지난 18일 유럽 투자를 확정했다. 지난 7월 말레이시아 이어 두 번째 해외 생산기지다. SK넥실리스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 9000억원을 들여 연산 5만톤 규모 동박 생산라인을 짓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착공, 2024년 상업생산 예정이다. 향후 유럽 캐파를 10만톤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미국에는 5만톤 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오는 2025년까지 국내외 총 25만톤 캐파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선제적으로 유럽에 진출했다. 작년 11월 헝가리 공장이 양산에 돌입했다. 현시점 캐파는 1만5000톤 내외로 2025년까지 10만톤 달성이 목표다. 지난 15일에는 캐나다 퀘백주 그헝비에 연간 6만톤 규모 공장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과거 유럽법인 서킷 포일 룩셈부르크(CFL)가 설립한 공장 등을 증개축 및 리모델을 진행한다. 오는 2024년 양산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일정대로면 솔루스첨단소재는 2025년 16만톤 캐파를 갖추게 된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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