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개미톡톡] 가짜 보도자료로 곤욕 당한 '램테크놀러지'

박세아

주식시장에서 IT종목들은 시대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종목들입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의 기본은 본질적인 기업 가치에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IT종목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투자가 투기로 일순간 변모하지 않도록 <디지털데일리>는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통찰력을 같이 쌓아볼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가짜 보도자료 곤욕 치룬 램테크놀러지, 향후 주가는?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반도체 소재 기업 램테크놀러지는 지난 22일 자사 사칭 보도자료로 상한가까지 치솟았지만, 곧바로 추락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부 언론에게 배포된 '초순도 불화수소 기술 개발'이라는 보도자료 탓인데, 이 보도자료에는 램테크놀러지가 액체와 기체 형태의 초고순도 불화수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이 보도자료가 나온 직후 램테크놀러지 주가는 상한가를 쳤고, 그 기세가 이튿날 오전까지도 이어질만큼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23일 램테크놀러지는 장중 한때 최고가 1만1550원에 거래되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거래대금온 2360억원을 기록하면서 평소보다 대폭 늘어난 금액을 기록했다. 램테크놀러지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기관투자자들도 지난 22일부터 억단위의 주식을 사고 팔면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 보도자료가 가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후들어 주가가 7410원까지 떨어지며, 전일대비 20% 가까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지난 24일 다시 한번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6일, 앞서 램테크놀러지 부사장이 지분 전량을 매도한 여파로 종가 8080원을 기록하면서 변동성이 큰 장세를 연출했다.

공시에 따르면 부사장은 지난 22일 보유주식 중 3만주를 주당 8890원에 매각한데 이어 23일에도 4만1255주를 주당 1만1550원에 장내 매도했다.

증권업계에서도 램테크놀러지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누군가 램테크놀러지 주가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짜 보도자료를 유포한 것으로 보고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램테크놀러지를 두고 말이 많다"며 "가짜뉴스 등을 이용해 주가를 조작하고 큰 차익을 거둔 일부 세력이 사라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 몫"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짓 지라시 정보는 많았지만,가짜 보도자료로 주가 띄우기를 보이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처음보는 일"이라며 "다만, 이런 풍문에 임직원이 매도 주문을 내는 건 꽤 다반사"라고 말했다.

램테크놀러지에 현재 가짜 보도자료 사건 관련 질의를 위해 전화연결을 여러차례 시도했으나 닿지 않고있다.

한편 보도자료에는 현존하는 초고순도 불화수소중 가장 순도가 높다던지, 일본기술을 앞서게 됐다던지 하는 잘못된 정보가 담겨있었다. 회사측은 '램테크놀러지 초고순도 불화수소는 천조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불순물을 제거한다'는 '단일 금속 불순물의 농도를 일조분의 1이하 수준으로 제거한다'가 맞다고 공시했다 .

또 '램테크놀러지는 불화수소 생산을 위해 당진 1공장과 용인 2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당사가 불화수소 생산을 위해 당진 신규공장 증설을 계획중이며(현재 공장 인허가 관련하여 행정심판 진행중), 용인일반산업단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입주의향서를 2019년 5월 제출한 것은 사실이나, 현재 용인2공장 증설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전혀 없다고 알렸다.

램테크놀러지는 반도체용 식각액과 박리액 등 핵심 공정 중에 사용되는 프로세스 케미컬 제조사업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이달 개인 순매수 종목 1위에 빛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올해 이슈 무엇이 남았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개인투자자들이 11월 1일부터 지난 26일까지 가장 큰 관심을 보인 종목이다. 순매수 거래대금만 3520억원을 넘는다. 이는 LG화학 3059억원, 포스코 3044억원을 넘는수치다.

외국인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크래프폰 등에 이어 7번째로 해당종목을 2400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다만, 기관은 5926억원 가량을 팔고 나갔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차전지 분리막 전문기업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2차전지 업계 성장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최근 주가는 주춤한 모습이었다.

이런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오는 30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하 MSCI) 지수 리밸런싱 관련 이슈를 앞두고 있다. MSCI지수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자회사 MSCI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주가지수다.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의 글로벌 버전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유안타증권 고경범 연구원은 대형 기업공개(IPO) 종목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MSCI지수 편입비중 상승과 코스피200 유동비율 상승의 이유로 주목할 만 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8월 있었던 MSCI 분기 리뷰에서 신규 편입이 결정됐다. 보통 MSCI지수에 편입되면 해당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등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한다. 따라서 대개 해당종목이 MSCI 지수에 편입되거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 후보 종목을 미리 사두었다가, 리밸런싱 이후 매도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자가 많다.

이밖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KRX300 지수 정기변경을 발표했고, 해당 지수 반영은 12월 10일부터 적용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올해 코스피200에 특례 편입된바 있으며 곧 KRX300 지수 편입을 앞두고있다. KRX300은 코스피 200구성 종목 중 상당수를 담고있다.

고 연구원은 "GS리테일,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유동비율 상향조정 관련 리밸런싱 수요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생각된다"며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리밸런싱 되며 MSCI 지수 추종자금에서 1718억원, 코스피200 추종자금에서 283억원의 수급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증권업계에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사업성을 보고 주가를 23만원으로 상향한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최근 경쟁사의 화재사고 다수 발생으로 동사 분리막에 대한 니즈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2023년부터 티어1 분리막 시장은 공급부족으로 접어들고 탑티어 업체들의 프리미엄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자동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분리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분리막 열안정성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 되고 있다"며 "특히, 150 도 이상의 고온에서 전지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세라믹 코팅 분리막이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두께를 슬림화하기 용이한 습식 분리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위지윅스튜디오, 오징어게임과 지옥이은 대작 수혜주 될까?

위지윅스튜디오 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위지윅스튜디오 주가는 10월 1일 1만8500원에서 이전 거래일 종가 4만2300원까지 128%가 넘게 올랐다. 특히 기준을 11월 18일로 52주 최고가 5만1900원으로 잡으면 180% 넘는 상승세다.

단시간에 이렇게 큰 주가 상승률을 보이는 이유에는 넷플릭스가 야심차게 공개할 '고요의 바다' 공개 예정을 앞두면서다. 고요의 바다는 오는 12월 24일 공개 예정으로, 위지윅스튜디오는 고요의 바다 제작사이자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설립한 아티스트컴퍼니 인수 소식이 전해지며 관련주로 지목됐다.

고요의 바다는 SF 미스터리 스릴러로 필수 자원 고갈로 황폐해진 2075년 지구, 특수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 이야기다. 이 작품은 2014년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평 영화를 시리즈화한 작품이다.

위지윅스튜디오를 둘러싼 기대감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위지윅스튜디오는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이며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국내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이하 ETF)들 사이에서는 네이버, LG이노텍, 덱스터 등과 함께 위지윅스튜디오 등을 공통적으로 편입하고 있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회사가 콘텐츠 제작시 사용하는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특수효과(VFX) 등 기술을 메타버스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거는 기대가 크다.

신한금융투자 오강호 연구원은 "메타버스 시장이 커진다면 위지윅스튜디오의 실적도 크게 오를 것"이라며 "미디어, 게임 등 확장현실(XR) 기반 콘텐트를 제작하거나 메타버스 세계 속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커머스, 콘서트나 영화 등 문화산업에 연결되는 등 다양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지윅스튜디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약 60% 증가한 326억7000만원을 달성했다.

박세아
seea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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