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부산 해운대구서 ‘클로바 케어콜’ 베타 서비스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 기술 적용, 자유로운 대화 지원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클로바 케어콜이 “간밤에 잘 주무셨어요?”라고 묻자, 어르신은 “아니, 요즘 통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이에 클로바 케어콜은 “왜 그러세요?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나요?”라며 어르신 마음을 달랜다. 이는 네이버 내부 테스트 때 어르신과 인공지능(AI) 간 실제 대화 내용이다.
네이버가 독거 어르신을 위한 ‘클로바 케어콜(CLOVA CareCall)’을 출시하고, 부산 해운대구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네이버가 지자체와 함께 독거 어르신을 대상으로 클로바 케어콜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전국 주요 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친구처럼 대화하며 어르신 ‘감정 돌봄’=네이버 클로바 케어콜은 ‘말벗’ 기능에 특화됐다. AI가 독거 어르신 안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친구처럼 자유롭게 대화하며 정서적 돌봄까지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정형화되지 않은 대화 내용을 AI가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은 하이퍼클로바 기술이 적용된 덕분이다. AI콜 서비스에 초대규모 AI 기술이 적용된 것은 클로바 케어콜이 국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클로바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독거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건강 등 주제로 어르신 상태를 확인하고 답변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예를 들어, ‘평소에 어떤 음식을 즐겨드세요?’라는 질문에 ‘김치를 먹는다’고 대답하면, ‘김치는 직접 담그시는 건가요?’라고 질문하는 식이다. 맞장구를 치거나, 추임새를 넣는 등 답변에 적절하게 호응하기도 한다.
AI 대화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생성하는 데 하이퍼클로바 기술이 활용됐다. 하이퍼클로바 기반 음성인식 ‘NEST’ 엔진도 도입돼 자연스러운 대화 경험을 제공한다.
하이퍼클로바가 생성한 가상의 대화 시나리오를 사람이 직접 검수해 모델에 입력하고, 그 중 대화 흐름에 적절한 답변을 검색해 출력하는 구조를 택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 대화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없고, 사람이 직접 작성하는 것에 비해 데이터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
◆클로바 케어콜, AI 복지 역할 확대=네이버는 클로바 케어콜이 어르신 ‘몸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정서 건강’을 돌봐 섬세한 지자체 복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4월부터 진행한 해운대구 실증 결과, 규칙 기반(Rule-based)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AI 대화에 대해서는 어르신들이 거부감을 느꼈지만,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된 클로바 케어콜에게는 친근감을 느끼고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의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 종료 후에는 통화 결과 리포트를 지자체 담당자에게 전달해, 필요한 경우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시범서비스라 통화 일시와 통화 성공여부만 지자체에 전달되고 있으며, 곧 관리 도구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케어콜 역할을 ‘AI방역’에서 ‘AI복지’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작년 3월 코로나19 확산 관리를 위한 ‘클로바 케어콜’을 출시하고, 전국 지자체에 무료 제공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세종텔레콤은 클로바 케어콜 시범사업에 통신비를 지원한다. AI가 돌봄 대상에게 전화를 걸 때, 세종 인터넷전화(VoIP)는 인터넷망 기반 전화서비스를 통해 발신된다. 세종텔레콤은 클로바 케어콜 시범사업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안부전화 통신 품질 개선, 세종 인터넷전화 통신비 지원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네이버 클로바CIC 정석근 대표는 “향후에는 과거의 대화를 기억해 보다 친밀감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궁극적으로 독거 어르신을 위한 개인별 맞춤 대화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이는 모두를 위한 AI가 되겠다는 하이퍼클로바의 방향성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이 급증하는 1인 가구에 대한 현장 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