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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진단①] 올해도 한국 안방 꿰찬 중국산 게임

왕진화
2021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중국산 게임 강세는 지속됐습니다. 매년 제기되는 중국 판호(게임 유통 허가증)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지요. 그런 와중에 규제당국은 강제적 셧다운제 수위를 높이고, 빅테크 기업 목줄을 죄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통제와 처벌 수위는 더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올해 중국에서 일어난 게임 관련 동향을 결산하며, 내년 중국 행보 전망과 한국 기업 향후 과제도 진단해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상위 10개 중 3개가 중국산
-원신·기적의검 롱런 중…올해 출시작 히어로즈테일즈도 국산 게임 대항마로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2021년 국내 게임 시장은 여느 때보다 ‘중국산’의 구름이 짙게 드리웠던 2020년을 그대로 이어갔다. 국내 게임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몇몇 유력 업체들 이야기다. 안방을 차지한 중국산 게임 공세에 버틴 한국 게임은 많지 않았다.

1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게임 차트를 살펴보면 미호요(miHoYo) ‘원신’ 6위, 릴리즈게임즈 ‘라이즈오브킹덤즈’ 7위, 4399코리아 ‘기적의검’ 8위, 37모바일게임즈 ‘히어로즈테일즈’ 11위 등 다수 중국산 모바일게임 성과가 눈에 띈다.

그간 좋은 성적을 유지해왔던 중국산 게임 매출 순위는 한국 게임사가 여러 대작을 선보이며 주춤하는 모습이었으나 최근 다시 제자리를 찾거나 오히려 급등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원신은 지난 9월말 정식 서비스 1주년을 맞아 ‘축월절’ 이벤트를 시작하면서 전 세계 매출 순위가 크게 반등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당시 미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 및 일본 1위를 기록했고, 3분기 미국에서 1억4600만달러(한화 약 1737억)를 거둬들여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해냈다.

원신엔 500여명의 개발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빅3도 단일 게임에 이 정도 인력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 당시 미호요는 전체 1500여명 가운데 원신에만 3분의 1 가량을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출시 후 상당한 콘텐츠 완성도와 재미를 자랑했다. 콘솔로도 동시에 나와 성과를 냈다. 국내 게임에선 비슷한 성공 사례가 없다.

기적의검은 첫 등장 당시 미미한 존재감을 나타냈지만, 세로 화면 속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장르로 이용자가 간편하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쿠폰을 제공하는 한편, VIP 등급 월정액제로 유료상품을 운영했다. 국내 다수 모바일게임과는 다른 전략이기도 하다. 출시 2주년이 넘었지만 구글플레이 매출 톱(Top)10위권에 늘 자리하고 있다.

중국산 게임이 잘 나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용자 흡인력이 상당하고, 이를 유지해낼 ‘재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가 부실해도 재미가 있다면 결국엔 이용자 입소문을 타고 조용히 상승세를 타게 된다. 또, 게임 이용자들은 생각보다 개발사 국적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일본 제품 불매가 한창일 때 게임만큼은 그 여파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처럼, 중국산 게임도 같은 맥락이다.

그 와중에, 한복을 자기네 나라 옷이라고 주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중국 게임사가 게이머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옹호하는 등 한국을 무시하는 행태 또한 올해도 계속됐다. 결국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중국산 게임을 넘어서려면 게임으로 승부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다만 국내에선 대형 게임사가 아니라면 중국산과의 경쟁은 버거운 상황이다. 중국이 판호(게임 내 유통 허가증)를 내주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여전한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전략으로 국내 다수 게임사는 올해 4분기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원빌드를 내세우고, 단일 버전으로 전 세계에 게임을 출시해 정식으로 서비스 중이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우선은 건너뛰고,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는 행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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