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 전세대 즐기는 종목 된 골프…골프웨어 고속 성장에 무신사도 참여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미스터트롯’ 임영웅이 한창 인기를 얻기 시작할 때 그가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를 연결하는 대화거리가 된다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인상적이기도 하고 공감도 됐는데요. 임영웅 말고도 ‘골프’가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장년층 전유물로 여겨지던 골프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대거 즐기면서 판도를 바꾸고 있거든요.
조금 다른 점이라면 활발한 SNS 활동과도 어우러진다는 점입니다. 골프장에 갈 때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현상이 생긴거죠. 인증샷은 쌓이는데 매번 같은 옷을 입을 수는 없는 법. 자신을 돋보이게 할 다양한 골프웨어에 관심이 가게 됩니다. 최근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 매장 모두 골프웨어 매출 신장률이 크게 늘어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부터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패션 전문몰들도 골프웨어를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W컨셉은 여성의류 전문몰인데 ‘골프’ 카테고리가 고정적으로 자리하고 있고요. 무신사에도 120여개 골프 브랜드가 입점해있는데요. 최근 무신사 스토어 골프 브랜드 거래액은 지난해 12월 대비 2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무신사 파트너스는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과 연내 조인트벤처(JV)를 만들고 유망 골프 브랜드를 발굴·육성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의류가 인기였다면 최근엔 디자인까지 겸비한 상품들이 대다수인데요. 일상복과 경계가 없도록 만들어 활용도를 높이기도 했죠. 사실 골프웨어는 기능성 의류인만큼 가격대가 높은 편입니다. 여러벌 모자·상하의·신발 등 모두 장만하는 게 부담인 사용자들을 위해선 골프웨어 대여 업체들도 새롭게 생겨나는 추세입니다.
사계절 내내 잘 팔리고 가격대가 높은 골프웨어는 패션 플랫폼들에 ‘핫아이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장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곳은 홈쇼핑 업계입니다. 홈쇼핑은 전체 매출 중 절반 가까이를 패션이 차지하는데, 코트·패딩 등 고가 의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올해 홈쇼핑 업체들이 골프웨어 자체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인 점도 이와 연관되죠.
하지만 MZ세대는 홈쇼핑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GS샵과 롯데홈쇼핑은 이들이 주목할만한 콘텐츠를 별개로 제작했습니다. GS샵은 쇼핑에 예능을 결합한 골프 전문 프로그램 ‘고스포츠’를 방영했는데요. 신화 전진이 진행을 맡아 브이로그 형식으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롯데홈쇼핑 예능형 모바일 콘텐츠 ‘위드 정길환골프’에선 국제 공인 전문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정길환 프로가 골프치는 방법들을 상세히 알려줍니다.
MZ세대가 골프 시장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해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중장년층과 통할 대화 소재가 생겼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골프라는 공통 관심사 하에 세대 간 다른 문화를 알아가는 것도 또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