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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총 순위 ‘탑 9’에 든 국내 코인…루나 ‘신고가 랠리’의 배경은?

박현영

올해 초부터 12월 현재까지 루나(LUNA) 가격 추이./출처=코인마켓캡
올해 초부터 12월 현재까지 루나(LUNA) 가격 추이./출처=코인마켓캡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글로벌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위 안에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국내 가상자산이 ‘탑 10’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코인마켓캡 기준 가상자산 시가총액 순위에선 테라의 루나(LUNA)가 9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라는 티몬 창업자로 알려진 신현성 의장이 창업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로,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테라 가격 안정화를 위한 토큰 루나로 구성돼있다. 두 가상자산의 기반이 되는 건 자체 플랫폼인 테라 블록체인이다.

올해 1월 초 0.6달러 수준이었던 루나 가격은 9일 현재 76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지난 5일에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 해 동안 1만 2566% 오른 가격이다.

◆테라 디파이 생태계 성장 지속…루나 가격 상승하는 구조

루나 가격 상승에는 테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생태계가 확장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디파이 서비스의 규모는 통상 예치금액 규모(Total Value Locked, TVL)로 따진다. 디파이 분석 사이트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테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파이 서비스의 예치금 규모는 9일 기준 약 140억달러다. 이더리움,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한 테라 블록체인 기반 디파이 예치금 규모. 차트를 보면 증가세를 알 수 있다. /출처=디파이라마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한 테라 블록체인 기반 디파이 예치금 규모. 차트를 보면 증가세를 알 수 있다. /출처=디파이라마
이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건 앵커프로토콜로, 64억달러 규모 자금이 예치돼있다. 앵커프로토콜은 루나(LUNA) 토큰과 같은 가치를 가지는 유동화된 토큰 ‘bLUNA’를 담보로 테라 스테이블코인 UST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일반 가상자산을 유동화된 토큰으로 바꾸고, 이 유동화된 토큰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UST는 미국 달러에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앵커프로토콜에는 UST를 맡기고 이자를 받는 서비스도 있다. 9일 기준 이자율은 19.5%로 기존 금융 서비스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높은 이자율과 더불어 담보 자산으로 유동화된 토큰을 쓰는 방식 덕분에 앵커프로토콜은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었다. 앵커프로토콜에 예치된 자금 규모가 늘어날수록 UST와 루나(LUNA)의 활용도도 높아지게 된다. 루나 가격이 상승한 배경이다.

또 디파이의 탈중앙성을 지지하는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 중 UST를 택하기 시작한 것도 루나 상승세에 힘을 더했다. 디파이에선 기축통화가 스테이블코인이다. UST를 비롯한 테라의 스테이블코인이 많이 쓰일수록,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화를 위한 토큰이자 테라 블록체인 상 유틸리티토큰인 루나의 수요는 상승하게 된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하는 가상자산 지지자들이 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인 USDC나 테더(USDT), 바이낸스USD(BUSD) 보다 UST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브릿지 통한 자산 이동‧VC 지원도 상승 배경

▲브릿지 기술을 통해 루나를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옮길 수 있는 점 ▲벤처캐피탈(VC)들이 지지하는 점 등도 루나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테라는 ‘테라 브릿지’를 통해 루나를 이더리움이나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으로 옮길 수 있게 지원한다. 브릿지란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자산 교환을 돕는 기술이다. 또 ‘웜홀’이라는 브릿지를 사용하면 테라 블록체인 상에서 보유하던 루나, UST를 이더리움,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솔라나 같은 주요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전송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자산 이동을 지원하는 '웜홀' 모식도./출처=솔라나 깃허브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자산 이동을 지원하는 '웜홀' 모식도./출처=솔라나 깃허브
이에 대해 코인텔레그래프는 “브릿지는 루나 보유자들이 이더리움,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등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디파이 생태계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분석했다.

VC들의 지원 역시 전문가들이 지목한 루나 상승 배경 중 하나다. 랜 뉴너(Ran Neuner) 크립토밴터 창업자도 트위터를 통해 “루나가 시가총액 5위에 진입할 것”이라며 그 이유 중 하나로 VC들의 지원을 지목했다.

테라 블록체인 기반 디파이의 대표 사례인 앵커프로토콜의 경우 애링턴캐피탈, 갤럭시디지털, 해시드, 알라메다리서치 등 블록체인 업계 주요 VC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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