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위메프 하송 대표, ‘비교검색’ 승부수…야심작 통할까?

이안나
- “네이버쇼핑·다나와·에누리 등 가격비교사이트와 다를 것”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위메프가 오랜 시간 침묵을 깨고 대변신을 시도한다. 특가 중심 소셜커머스에서 벗어나 메타데이터를 활용한 ‘비교 검색’을 내세웠다. 사용자가 검색 한 번으로 여러 쇼핑 사이트 상품을 한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위메프는 23만개 쇼핑몰, 총 7억개 상품에서 추출한 메타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쇼핑’으로 진화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메타쇼핑은 ‘큐레이션’ 역량에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수집·분석하는 ‘메타데이터’ 기술을 더한 커머스 플랫폼이다.

위메프는 “기존 오픈마켓이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위메프만의 판을 짠 것”이라며 “휴먼+테크 시너지를 극대화해 이용자가 간편하게 트렌드와 상품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 커머스 분야 구글과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이미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선 네이버쇼핑과 다나와, 에누리 등 가격비교 사이트가 존재한다. 단 기존 업체들이 ‘가격’ 비교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위메프는 가격은 물론 범위를 확장해 상품 특징·스타일 등 세부적 정보도 비교·분석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대상도 디지털·가전·패션 등 특정 카테고리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카테고리에 적용한다.

가령 사용자가 ‘세탁기’를 검색하면 ‘상품비교’ 탭에선 특정 기간 기준으로 이용자가 많이 찾아본 제품들을 선정, 가격·사양·종류·후기·구매건수·특장점 등을 한눈에 보여준다. ‘운동화’를 검색 후 ‘스타일비교’ 탭을 선택하면 원하는 모델·색상·소재 등 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위메프는 이날 ‘상품비교’ 서비스를 선보였고 일주일 후인 오는 20일 패션·잡화·뷰티 등 영역에서 ‘스타일비교’ 서비스를 열 계획이다.
위메프 하송 대표
위메프 하송 대표
위메프 메타쇼핑은 하송 대표가 올해 2월 취임한 이후 발표한 첫 번째 변화다. 하 대표는 취임 당시 ‘큐레이션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선언한 이후 속도를 높여왔다. 이를 위해 위메프는 수년간 관련 인재를 꾸준히 영입하고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국내 최고 수준 데이터 저장소인 ‘데이터레이크’를 구축하고 자체 개발 솔루션 ‘검색Ai’를 내놨다. 위메프 데이터레이크엔 23만개 쇼핑몰에서 확보한 총 7억여개 상품 데이터가 모여있다. 검색Ai는 이 데이터들을 모두 취합·분석한다. 이후 검색Ai와 위메프 인재들이 협업해 ‘어떤 상품이 요즘 유행하는지?’, ‘어떤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을지?’를 고민하는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쇼핑 콘텐츠를 제공한다.

위메프의 이번 변신은 국내 이커머스 지형 변화와 관련 있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위메프는 상품기획자(MD)와 운영조직 중심으로 성장해 한때 쿠팡·티몬과 함께 3대 소셜 커머스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이커머스 경쟁구도는 네이버·쿠팡·신세계 등 자본력을 갖춘 대형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미 한차례 ‘출혈경쟁’을 겪으며 성장한 위메프·티몬 등은 정체기를 겪고 지난해 매출이 역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위메프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3864억원, 540억원이다. 영업손실은 전년대비(757억원) 29% 개선됐지만 매출은 17% 줄었다.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경쟁사들과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올해 4월 입점업체 대상으로 2.9% 정률수수료라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9월엔 식품 전문 큐레이션 ‘맛신선’을 출시했다. 이번 위메프 ‘메타쇼핑’은 메타데이터 분석 역량을 접목해 ‘큐레이션과 플랫폼’ 양 날개를 기반으로 더 큰 성장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그간 위메프가 MD중심으로 운영됐지만 무게중심을 기술로 옮긴 배경이다.

위메프 하송 대표는 “기획과 운영 역량이 중요한 큐레이션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메타데이터 등 R&D 투자를 강화해 이용자에게 최적의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커머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