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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배송 경쟁에 물류센터 호황…아파트값 넘보는 매매가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이커머스 확대와 유통업체 간 배송 속도 경쟁으로 물류센터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경기도 고양∙용인∙광주∙이천∙안성과 인천 등에 들어선 물류센터는 유통∙물류업체들 임차 경쟁이 치열하고, 좋은 입지에 저온 설비를 갖춘 물류센터 매매가는 5년 전과 비교해 40%나 치솟았다.

과거엔 경부선과 가까워 서울과 수도권으로 이동하기 좋은 지역이 물류센터 최적 입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선식품 배송이 늘고 땅값이 오르면서 저온 설비와 창고 규모, 도심 근접 여부 등이 중요한 조건으로 떠올랐다. 당일‧즉시 배송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땅값 비싼 서울에는 도심형 물류 거점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상업 부동산 토탈 플랫폼 알스퀘어가 전국 전수조사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물류센터는 1만1069개다. 현재 짓고 있는 센터를 감안하면 1만3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에 등록된 전국 물류창고는 4705곳이다. 알스퀘어 집계와 차이가 있다. 바닥면적 합계가 1000㎡ 이상인 보관시설과 연면적 4500㎡ 이상인 보관장소가 물류창고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이보다 작은 규모의 물류센터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은 경기도(5300여개)다. 수도권에 한국 인구 절반(2600만명)이 거주하는 만큼 물류 수요가 쏠려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핵심 지역은 3000여개 물류센터가 들어선 동남권이다. 물류센터 전체의 20% 이상이다. 이천∙광주∙용인∙화성∙안성∙평택에만 각각 300~500개 물류센터가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 대형 물류센터로 보는 연면적 3만3000㎡(1만평) 이상 물류센터는 전국 525개다. 경기도 295개, 인천 47개 등 수도권(342개)에 전체의 65%가 몰렸다. 물류센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업체는 쿠팡과 CJ대한통운,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물류업체와 대형 3PL(3자 배송업체) 등이다.

신선식품 당일배송이 늘면서 수도권 핵심 권역에 들어선 저온 물류센터는 3.3㎡당 임대료가 대략 월 7만~9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면적 3만3000㎡ 규모 물류센터라면 보증금을 감안하더라도 임대료만 월 수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설비가 오래 됐거나 입지가 떨어지는 저온 물류센터의 경우 3.3㎡당 5만~6만원 중후반대 임대료가 형성됐다.

상온 물류센터(1층 기준)의 경우, 경기도 핵심 권역 임대료는 3.3㎡당 2만원 중후반대 정도로 파악됐다. 설비가 매우 우수하거나, 신∙증축이면 3.3㎡당 3만원대까지 임대료가 오른다. 서울과 거리가 가까워지면 4만~5만원 선까지 급등했다. 경기도 외곽 물류센터 임대료는 2만원 초반대다.

우수한 입지에 자리 잡은 저온 물류센터 매매가는 5년 전 대비 약 40% 올랐다. 일례로 최근 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가 매입한 경기도 용인 물류센터는 3.3㎡당 1100만원, 경남 양산의 물류센터는 3.3㎡당 1000만원이다. 경기도 이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3.3㎡당 1063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물류센터는 아파트처럼 획일화된 구조가 아니라 지역에 따라 일괄적인 시세를 산정하기 어렵다. 시설과 준공연도, 입지∙용도 등이 모두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부지∙건축비 상승과 까다로워진 인∙허가, 수요 증가 등 공통적인 요인으로 최근 물류센터 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등했다.

알스퀘어는 “5년 전만 해도 11%에 달했던 물류센터 임대 수익률이 2~3년 전 9%로 내렸다. 현재 7% 중반대를 기록 중”이라며 “가격 급등에 따라 현재 투자에 뛰어든 운용사나 물류업체의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물류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유통∙물류 업체는 도심 한복판에 마이크로 풀필먼트센터(MFC)를 확보 중이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서울에 들어선 도심형 물류창고는 약 300곳이다.

서울 도심은 비싼 땅값과 민원, 복잡한 인허가 문제로 물류센터 입지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배송 시간 단축이 물류비용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서울 도심에 MFC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경기도 등에 MFC 구축이 잇따르고 있다.

알스퀘어는 “온라인 명품 중개 업체들이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 패턴의 변화를 이끄는 스타트업도 흐름에 편승하면서 물류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향후 물류센터 시장 규모는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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