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생기는 NFT 거래 플랫폼, ‘유명 IP’가 능사 아니다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열풍이 좀처럼 식지 않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NFT 거래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추세다. 특히 자체 발행 토큰이 있는 기업들은 해당 토큰으로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이에 NFT 거래 플랫폼이 단순히 토큰의 사용처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NFT 거래 플랫폼들이 늘어나면서 IP가 더 이상 NFT 사업의 성공 요인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에는 유명 IP 기반 NFT를 확보해 경매에 부치는 플랫폼들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최근에는 IP 확보가 보편화된 만큼 다른 경쟁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체 토큰’으로 거래하는 NFT 거래 플랫폼 속속 등장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도 NFT 거래 플랫폼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출시되는 플랫폼들은 자체 발행한 토큰의 사용처를 늘리는 데도 쓰인다.
한컴위드 관계사인 한컴아트피아는 지난 20일 NFT 거래 플랫폼 ‘한컴아트피아’를 오픈했다. 한컴아트피아에서 NFT는 이더리움(ETH)으로도 거래되지만, 이른 바 ‘한컴 코인’으로 알려진 아로와나토큰(ARW)으로도 거래된다. 그동안 활발히 쓰이지 못했던 아로와나토큰의 사용처를 열어준 셈이다.
한컴아트피아는 인공지능(AI) 음원을 시작으로, 신진화가 감만지와 노이서의 NFT를 판매한다. 또 버추얼 휴먼 ‘에이미문’의 IP를 기반으로 하는 NFT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코인플러그 역시 지난 7일 NFT 거래 플랫폼 ‘메타파이’의 정식 버전을 출시하고, NFT가 메타디움(META)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했다. META는 코인플러그의 블록체인 플랫폼 프로젝트 메타디움 상 기축통화다. 메타파이 역시 뮤직 콘텐츠 IP 개발사인 리틀송뮤직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NFT 판매를 위한 IP를 확보해둔 상태다.
◆유명 IP면 다 되는 시대 지났다…“커뮤니티‧가치 형성 내러티브 이해해야”
문제는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하는 데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보니, 해당 플랫폼이 단순히 토큰 사용처를 늘리기 위한 수단만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NFT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가상자산에 해당할 가능성만 높은 상태다. 때문에 NFT 거래 플랫폼 출시를 위해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출시되는 플랫폼들도 출시에 앞서 유명 IP를 확보했으나, IP가 성공 요인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 유명인이나 기업들이 잇따라 NFT를 발행하면서 유명 IP 기반 NFT를 경매에 부치는 사례도 흔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랫폼들은 IP 이외 다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정 서비스에서만 사용되는 NFT가 아닌 여러 서비스에서 통용될 수 있는 NFT를 경매에 부치거나, 커뮤니티를 조성할 수 있는 NFT를 판매하는 게 대표적이다.
커뮤니티는 주로 특정 블록체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조성된다. 예를 들어 NFT 거래 플랫폼인 랜덤얼스(Randomearth)는 테라 블록체인 기반 NFT만 판매함으로써 테라를 중심으로 조성된 커뮤니티를 끌어들이고 있다. 다만 이더리움 기반 NFT를 지원하는 거래 플랫폼은 너무 많으므로, 이더리움 외에 커뮤니티가 비교적 잘 조성된 블록체인을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유명 IP를 지원하는 것으로는 많은 사용자를 모으기 어렵다”며 “NFT를 주로 구매하는 ‘크립토네이티브(Crypto Native)’층은 단순 유명 IP가 아닌 지속 가능하고 개방된 NFT를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서비스가 아닌 여러 서비스에서 통용되고 있고, 해당 NFT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는 게 지속 가능한 NFT의 예”라며 “NFT 거래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선 NFT의 가치가 형성되는 내러티브를 이해하고, 커뮤니티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헀다.
◆기술적 차별화도 중요…도용 문제 등 해결하는 것도 도움
기존 NFT 거래 플랫폼의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픈씨 등 기존 오픈마켓 플랫폼에선 ‘도용 NFT’가 올라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특정 NFT를 고화질로 캡처한 뒤, 판매자의 지갑 주소도 진짜 아티스트인 것처럼 위장해 도용한 NFT를 판매하는 식이다.
최근 등장한 NFT 거래 플랫폼들은 이 같은 도용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NFT 거래 플랫폼 파스텔 네트워크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도용 방지 프로토콜을 자체 개발, NFT의 유일성을 입증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또 다른 국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유명 IP를 확보하는 환경에선 기술적으로 풀어나가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며 “최근 해외에서 열린 NFT 관련 행사에서도 도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논하는 프로젝트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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