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낸 티빙이 진출 지역에서 톱(Top)3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 투자가 예상되지만, 3~5년 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2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진흥포럼’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하면서 의미 있는 사업자가 되겠다”며 “진출 지역에서 상위 3위 OTT 사업자로 포지셔닝을 확보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3~5년 내 지역별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잡았다. 양 대표는 “올해 티빙은 매출만큼 적자가 난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3~5년씩 엄청난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기업의 경우 손익분기점이 최소 8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를 3~5년으로 좁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양 대표는 티빙의 글로벌 진출 로드맵을 발표했다. 먼저 내년 말 일본과 대만에 티빙을 출범한 이후, 2024년 북미와 동남아에 진출, 그리고 2025년이면 추가 10개국 이상 진출해 글로벌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양 대표는 “시장이 얼마나 큰지, 시장이 얼마나 우호적인지 2가지 관점에서 진출 순서를 결정했다”며 “미국도 무서운 속도로 시장이 바뀌고 있어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게 원칙이라 생각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동시에 진행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티빙의 글로벌 진출 성공에 앞서 국내 OTT 생태계가 정부의 적절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국내 OTT 사업자 진흥을 위한 자율등급제와 세액공제, 그리고 글로벌 사업자와의 역차별 해소를 당부했다.
양 대표는 “OTT는 유행에 맞는 콘텐츠를 즉시 수급해 선보여야 하는데 자율등급제가 안 돼 상당한 일정 차질을 빚고 있다”며 “심의를 하게 되면 길게는 3~5개월씩 걸리는데 더 심각한 문제는 (심의 기간이)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OTT 사업자 대상 발전기금 징수 논의를 비롯해 음악 저작권 업계와 빚고 있는 저작권료 징수 갈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시장 초기고 여러 사업자가 투자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자와는 별도의 징수가 논의되고 있다”며 “OTT 사업을 육성하며 나중에 파이가 커졌을 때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마지막으로 “물론 OTT 업계를 잘 지원해주면 좋겠지만 우리 역시 이 사업을 잘해서 나중에 큰 과실을 한국 콘텐츠 업계에 다시 되돌려주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있다”며 “지원이 우리 기준에 미치지 못해도 대한민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콘텐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