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코인빗,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철회…서비스 전면 중단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접수한 29개 가상자산 사업자 중 24개 사업자가 심사를 통과한 가운데, 나머지 5곳에 비교적 거래량이 많은 코인빗도 포함돼있어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코인빗은 5개 사업자 중 FIU로부터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보완을 요청받은 2개 거래소가 아닌, 신고를 자진 철회한 3개 거래소 중 한 곳인 것으로 보인다.
◆통과 못한 5곳 중 2곳 ‘재심사’…와우팍스‧오아시스거래소
23일 FIU는 신고를 접수한 29개 사업자 중 24개가 신고를 수리받았다고 밝혔다.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5개 거래소의 명단을 일일이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5개 거래소 중 2곳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미흡하다고 판단, 1개월의 보완 기간을 주고 재심사하기로 했다. 나머지 3곳은 준비 부족 등의 사유로 신고를 자진 철회했다.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보완하기로 한 곳은 와우팍스와 오아시스거래소다.
FIU는 재심사 대상 거래소에 유예 기간 중 신규 이용자 가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기존 이용자에 대해선 1회 100만원 이상 거래를 제한할 것을 지도했다.
와우팍스와 오아시스거래소는 해당 내용을 담은 공지를 올렸다. 와우팍스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심사과정에서 금융정보분석원의 개선사항 요청이 있어 조치 완료 시 까지 다음과 같은 운영방침을 이행할 예정”이라며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회원의 거래는 1회 100만원 미만으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오아시스거래소도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및 안정화와 관련해 한시적으로 서비스가 축소된다”며 신규가입을 제한하고, 1회 거래 금액도 100만원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코인빗 서비스 전면 중단…거래소 토큰‧시세 조작‧오너리스크 등 논란 존재
재심사 대상 거래소가 와우팍스와 오아시스거래소임이 확실시되면서, 신고를 철회한 나머지 거래소는 코인빗과 메타벡스, 아이빗이엑스가 됐다.
이 중 코인빗은 한때 거래량 기준 국내 3위에 오른 적이 있을 정도로 사용자 수와 거래량이 비교적 많은 거래소다.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되는 이유다.
신고를 철회한 거래소는 오는 24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기존 회원들의 자산 출금만 지원해야 한다. 코인빗은 23일 오후 23시 59분부터 가상자산 거래를 비롯해 입금, 신규가입 등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기존 회원들의 원화 및 가상자산 출금은 지원된다.
신고가 불수리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동안 코인빗에 제기됐던 숱한 논란들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코인빗은 가상자산 8종의 발행에 직접 관여하고, 이를 상장시킨 바 있다. 엠디에프(MDFC), 이오(IO), 렉스(LEX), 프로토(PROTO) 등 코인빗에 단독상장됐던 가상자산들은 에어드랍 이벤트를 통해 회원들에게 배분됐고, 이후 가격이 폭등했다. 200원에 상장된 코인이 상장 당일 100만원까지 뛰는 등 비상식적인 가두리 거래가 반복됐다. 이 같은 이벤트로 코인빗은 다수의 회원들을 끌어모았지만, 경찰이 시세조작을 문제 삼으며 수사 대상이 됐다.
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발행에 직접 관여한 ‘거래소 토큰’은 물론 거래소와 지분관계로 얽힌 코인도 상장할 수 없다. 지난 6월 코인빗은 발행에 관여한 가상자산 8종을 모두 상장 폐지했으나, 그동안 제기됐던 시세 조작 등의 혐의가 사업자 신고 심사에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오너리스크도 존재했다. 지난 6일 검찰은 직원을 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를 받는 최창우 전 엑시아소프트 회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엑시아소프트는 코인빗의 운영사다.
최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코인빗을 운영하던 당시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남겼다며 이를 반환하라며 직원들을 폭행·감금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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