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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주목받은 코인에 ‘시바이누’ 등극…새해에도 ‘밈 코인’ 흥행할까?

박현영

코인마켓캡이 발표한 올해 가장 많이 조회된 가상자산./출처=코인마켓캡(Coinmarketcap) 트위터.
코인마켓캡이 발표한 올해 가장 많이 조회된 가상자산./출처=코인마켓캡(Coinmarketcap) 트위터.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시바이누(SHIB)가 ‘대장 코인’인 비트코인(BTC)을 제치고 올해 관심도가 가장 높았던 가상자산으로 지목됐다. 이에 특별한 기술력 없이 커뮤니티만으로 돌아가는 일명 ‘밈코인’들이 내년에도 흥행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코인마켓캡은 지난 25일 코인마켓캡은 올해 가장 많이 조회된 가상자산은 시바이누(SHIB)로, 1억 8800만회 가량 조회됐다고 밝혔다. 1억 4500만회 가량 조회된 비트코인(BTC)보다 4300만회나 더 조회된 수치다.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디앱) 분석 사이트 디앱닷컴도 같은 결과를 내놨다. 디앱닷컴이 지난 27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5주 간 커뮤니티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는 시바이누의 ‘시바스왑(Shibaswap)’이다.

시바스왑은 시바이누 토큰(SHIB)을 기축통화로 쓰는 탈중앙화 거래소(DEX)다.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AYC)이나 전 세계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벌기 위해 게임한다)’ 열풍을 이끌고 있는 엑시인피니티보다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했다.

디앱닷컴이 발표한 최근 5주 간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의 소셜스코어. 시바이누의 시바스왑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출처=디앱닷컴 트위터
디앱닷컴이 발표한 최근 5주 간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의 소셜스코어. 시바이누의 시바스왑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출처=디앱닷컴 트위터
◆시바이누를 끌어올린 힘 ‘커뮤니티’…멤버 늘며 개발자‧활용처 생겨

시바이누는 애초에 ‘밈(온라인 상 유행)’ 코인을 표방하며 탄생한 가상자산이다. 지난해 8월 ‘료시’라는 계정의 트위터 이용자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했다. '도지코인 킬러'를 노린 밈 코인으로,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의 일본식 발음을 그대로 이름에 붙였다.

밈 코인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특별한 기술력 없이 커뮤니티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뛰어넘기 위해 나온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프로젝트들이나, 게임 같은 디앱 프로젝트들과 대조된다. 해당 프로젝트들은 선발주자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반면 시바이누, 도지코인(DOGE) 같은 밈 코인 프로젝트들은 커뮤니티가 확장되며 코인의 활용성이 늘어나고, 코인 가격도 오르는 구조다. 시바이누의 경우 발행 1년 반 만에 약 59만명에 달하는 커뮤니티 멤버를 확보했다. 커뮤니티가 커지는 동안 코인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무려 3000만배 이상 올랐다.
올해 시바이누(SHIB) 가격 추이.
올해 시바이누(SHIB) 가격 추이.
커뮤니티가 커지면서 시바이누(SHIB)를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탄생하기 시작했다. 개발자 커뮤니티가 생기며 시바스왑이 출시됐고, NFT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는 인큐베이터도 탄생했다.

시바이누 거래를 위한 확장성 솔루션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바이누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토큰인 만큼, 거래 시 가스비(이더리움 네트워크 상 거래 수수료)가 많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커뮤니티가 확장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시바스왑 개발자인 에릭 엠(Eric M)은 디스코드를 통해 “이더리움 가스비가 너무 높아 시바리움(Shibarium)이라는 레이어2 확장성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해당 솔루션을 통해 시바이누 거래 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바이누는 특수한 사례…밈 코인 ‘하이 리스크’는 여전

다만 시바이누는 밈 코인의 성공 사례다. 밈 코인 대부분은 대형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시바이누의 경우,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이더리움 창시자가 인도 코로나19 피해 계층에 시바이누로 기부를 하면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기부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는 토큰 가격이 떨어졌으나 결과적으로 인지도 향상에 큰 도움을 주면서 ‘장기 호재’가 된 셈이다. 가상자산 업계 인플루언서의 관심을 받으며 커뮤니티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지코인을 지지하면서 도지코인 가격이 오른 것과 비슷하다.

커뮤니티가 커지면 가상자산 업계 주요 플레이어들도 이를 도외시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해당 가상자산은 더욱 승승장구하게 된다. 미국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이 시바이누를 상장한 게 대표적 예다.

제시 포웰(Jesse Powell) 크라켄 CEO는 블룸버그에 “시바이누는 흥미로운 신기술이 없는, 단지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라면서도 “커뮤니티가 원한다면 상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특수한 사례가 모든 밈 코인 프로젝트에 해당할 순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인플루언서나 업계 주요 플레이어가 어떤 밈 코인을 지지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이미 커뮤니티가 커진 시바이누는 앞으로도 활용처가 확대되겠지만, 이 현상이 다른 밈 코인에도 적용될 순 없다는 설명이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밈 코인은 일반적인 가상자산 가치 평가 방법으로 상승세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일론 머스크 같은 인플루언서의 한 마디로 커뮤니티가 생기고,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가상자산에 비해 리스크가 매우 큰 편”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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