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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인사이트] 원-달러 환율 1200원대, 가파른 상승…IT업계도 긴장

박기록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돌파하면서 정부 당국의 수입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데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최근의 상황은 미국의 금리 인상 변수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양적완화를 줄여나가는 테이퍼링을 강화하면서 미국내 채권 금리가 오르고 있고,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 산재됐던 미 달러가 미국으로 쏠리고 있기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에게는 수출 채산성이 좋아지기때문에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전력, 가스, 석탄 등 수입 비중이 큰 에너지 기업 또는 해외 중간재 도입 비중이 큰 기업들은 원가 상승 압력때문에 실적이 악화된다. 부품의 중간재 비중이 큰 일부 IT기업들도 역시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악재다.

문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크게 커졌다는데 있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3.4원인데, 최근 1200원대와 비교하면 9%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다만, 현재 우리 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약 4630억 달러 수준으로 매우 안정적인 수준이기때문에 원-달러 환율 방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부품 등 해외 중간재 수입 비중이 큰 IT기업의 입장에선 상황변화에 철저한 대응이 요구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37.4% 증가한 613.2억 달러를 기록했다. 13개월 연속 수입이 증가한 것이다. 정부는 내수회복과 수출경기 호조 등으로 1차 산품・중간재 위주의 수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보면 에너지 등 1차산품이 74.8%, 중간재 43.6%, 자본재 9.5%, 소비재 6.7%로 각각 증가했다.

물론 작년 12월 수출이 607.4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3%나 증가했지만 그보다 수입액이 더 늘어나 결국 12월 무역수지는 5.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즉, 수출액보다 수입액의 비중이 더 커졌음을 의미하는데 이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국내 IT업계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품목에 걸쳐 지속적으로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이를 위해 필요한 메모리반도체(+49.5%), 데이터 처리장치(+20.1%), 전동기·발전기(+39.3%) 등 중간재와 자본재 수입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IT수출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실적및 수익관리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수출이 기존 처럼 원활하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오미크론의 확산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해외 시장의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기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미국발 변수'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중간재는 아니지만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석유, 가스 등 에너지와 곡물 등 1차 수입품도 결국 기업들의 기초 원재료 상승 및 내수 물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고, 결국 생산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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