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쿠팡 이어 이커머스 대전 열린다...몸집 키우기 ‘속도’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커머스(e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쿠팡 미국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이어 올해는 SSG닷컴·컬리·오아시스마켓 등 신선식품 강자들 국내 기업공개(IPO)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과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거래액을 늘리면서도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두 가지 과제에 놓인 셈이다. 중장기적인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신선식품을 넘어 다양한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컬리, 3~4월 상장할까?...비식품 카테고리·PB 상품 확장=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마켓컬리다. 컬리에 따르면 이달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예비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게 된다. 앞서 마켓컬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을 주간사로 선정했다.

컬리는 전날 창사 후 처음 900명 정규직 직원 전원에 스톡옵션 지급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개인별 스톡옵션 부여 수량은 재직 기간에 따라 차등 배정했다. 이번 스톡톱션은 2년 후부터 행사 가능하다. 지난달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성공한 컬리 상장이 그만큼 가까워진 걸로 풀이된다. 주당 가격은 최소 10만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컬리는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각각 상품 카테고리 다변화, 자체상품(PB) 사업 확대 등을 꾀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직까지 식품 침투율이 낮아 거래액 성장 여력이 높다. 최근 뷰티·생활용품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하면서 컬리 비식품 비중은 최근 30% 수준으로 확대됐다. 영업손실 폭을 줄이기 위해 PB 상품 ‘컬리스’ 확대 움직임도 보인다. ‘가성비’ 보다는 ‘컬리가 고른 좋은 상품’을 내세운 충성고객 유치 전략 중 하나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컬리는 식품 거래액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만 전체 거래액 규모는 쿠팡·SSG닷컴(+이베이코리아) 대비 작은 편이라 광고·오픈마켓·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확대엔 다소시간이 필요하거나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가치 10조’ SSG닷컴…신세계그룹 디지털전환 첨병 역할 기대=SSG닷컴은 IPO를 준비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높은 기업가치가 전망된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SSG닷컴 기업가치는 약 10조원으로 컬리(4조원), 오아시스마켓(1조원) 수준보다 격차가 크다. 이는 SSG닷컴이 신세계그룹 ‘디지털 피보팅’에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디지털 피보팅은 오프라인 역량과 자산을 하나의 축으로 삼고, 또 다른 축인 디지털 기반 미래사업을 준비하고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SSG닷컴은 쿠팡이나 마켓컬리와 달리 전국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마트 PP(Picking&Packig)센터를 창고로 활용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거나, 신세계그룹 계열사들과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할 수 있다. 즉 경쟁사 대비 영업적자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증권가 분석이다.

SSG닷컴은 새로운 신규 유료멤버십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대개 이커머스 업체들 멤버십이 무료 배송이나 포인트 적립,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 국한돼있지만 SSG닷컴은 온라인 채널은 물론 오프라인 채널도 모두 연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는다.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단 외형확장 과정에서 이베이코리아, W컨셉 등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배송 효율성을 갖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박 연구원은 “SSG닷컴 자체 획기적 수익성 향상을 위해 부가서비스 매출 확대가 중요하다”며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새로 출시되는 신규 서비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규 서비스 지속 출시…‘흑자’기업 오아시스 전략은=오아시스마켓은 이커머스 업체 중 거의 유일한 흑자 기업으로 꼽힌다. 2020년 기준 매출 2386억원, 당기순이익 98억원을 거뒀다. 온·오프라인을 채널을 동시에 운영해 신선식품 폐기율을 낮추고 배송 시간을 줄이는 구조다. SSG닷컴처럼 새벽배송에 더해 주간배송도 함께 운영 중이다.

오아시스는 5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효율적 재고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선별작업을 거친 오픈마켓을 운영 중이고, 업계 최저 수준 수수료를 받아 각종 가전 브랜드 제품들도 입점시켰다. 물류센터 확충과 함께 렌털 사업·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구축 등 신규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는 중이다.

오아시스는 SSG닷컴과 컬리 중 가장 먼저 상장 주간사를 선정했지만 상장 시기는 올해 하반기로 점쳐진다. IPO 준비를 위해 인사 개편도 진행했다. 지난 4일 안준형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재무 총괄 경력을 적극 활용해 기업 가치 극대화에 힘 쏟는다는 입장이다.

박 연구원은 “향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방향성은 식품 시장에서 결판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식품은 이커머스 시장 침투율 20%중반에 불과해 잠재력이 높고 배달음식 시장이 전통적인 장보기 채널 영역을 침투해 거래액 규모를 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중장기적으론 퀵커머스 시장 개화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