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韓 배터리, 수율 향상 원가 절감 '특명'…배터리 전쟁 '확전'

김도현
- 재료비 상승으로 원가 부담↑…가격경쟁력 향상 초점
- 고객사 선택 좌우할 ‘화재 리스크’ 최소화 필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배터리 세계 대전이 본격화했다. 한국·중국·일본 등 ‘삼국지’에서 미국 프랑스 스웨덴 베트남 등으로 참전국이 늘었다. 국내 3사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향상 및 원가 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극 공정에 잉크젯 도입을 검토 중이다. 잉크젯은 헤드(노즐)를 이용해 잉크를 도포하는 기술이다. 특정 위치에 정확히 분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극 공정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알루미늄이나 구리 극판에 붙이는 단계다. ▲양극 또는 음극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 용매를 넣고 섞는 ‘믹싱’ ▲슬러리를 극판에 바르는 ‘코팅’ ▲롤투롤 장비로 극판을 압연하는 ‘프레스’ ▲알맞은 크기에 맞춰 자르는 ‘슬리팅’ 순으로 진행된다.

잉크젯은 코팅 과정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스프레이가 슬러리를 뿌리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패턴 미세화로 정교한 작업이 필요해지면서 공정 교체 수요가 생겼다. 잉크젯으로 전환하면 재료 소비 최소화, 주변 오염 방지 등 기대 효과도 있다.

삼성SDI는 하반기 적용을 위해 상반기 내 검증을 끝내고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이유로 SK온도 투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국내 장비사와 협력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잉크젯 기술이 전극 공정에 투입되면 불필요한 재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패터닝도 정밀도도 높아져 수율까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말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흑연 등 핵심 광물 가격이 전년동기대비 3~4배 뛰면서 원재료 소비 최소화가 배터리 제조사 지상과제로 떠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립 공정 개선에 나서고 있다. ▲노칭 ▲스태킹 ▲탭 웰딩 ▲패키징 순으로 이뤄지는데 이중 스태킹 공법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라미네이션&스태킹’ 기술을 내세웠다. 양극 및 음극과 분리막을 붙이는 라미네이션과 이를 쌓는 스태킹을 결합한 자체 공법이다. 경쟁사가 쓰는 Z폴딩(분리막을 자르지 않고 양극재와 음극재를 순서대로 쌓는 방식) 대비 생산성이 높다. 다만 라미네이션 과정에서 분리막 정렬이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는 화재로 일어질 수 있는 이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두 기술을 결합한 신공법, 기존 Z폴딩을 개선한 ‘어드밴스드 Z폴딩’ 등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선택지를 넓혀 고객사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극 공정에서 건식 코팅 적용 등도 준비 중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 결국 가격경쟁력과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초기 선점에 성공한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중국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선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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