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도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와 유투브 등 온라인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연 LG에너지솔루션이다. 그만큼 국내 증시의 분위기를 좌우할 메가톤급 변수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따상'이냐 '따상상'이냐를 놓고 잠시 행복한 고민에 빠졌었던 것을 생각하면 민망함이 앞서지만 설 연휴 이후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가를 놓고 열띤 의견이 오간다.
따상을 기대했지만 실망속에 대충 수익내고 던진 사람, 매도를 참고 목표가를 기다리는 사람, 이번 하락을 본격적인 승차 기회를 엿보고 있는 사람 등 다양하다. ‘원래 위기는 기회다. 기회로 생각한다’는 사람도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들게도 관심이다. 시가총액 100조원이 넘는 공룡이 당분간 국내 증시 전반에 끼칠 후폭풍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MSCI 조기 편입 결정으로, 대형주 비중 조절을 위한 리밸런싱 과정에서 주가는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칼자루 쥔 외국인, 45만원이 저점일까, 더 하락할까…전문가들도 전망 엇갈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이후 이틀간 하락했다. 그러나 45만원을 깨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설연휴 이후 45만원이상이 계속 지켜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유통 물량은 적다. 전체 발행주식의 8.8% (2071만6450주)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유통 물량의 상당수를 외국인이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즉, 보호예수 기간없이 즉시 매도가 가능한 물량이다.
외국인은 배정물량의 72.9%인 총 937만7750주를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으로 배정받았다. 첫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88만주, 둘째날 약 82만주에 달한다.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 기준으로 따진다면 보면 보유물량의 약 39% 정도가 쏟아졌다.
관심은 설 연휴 이후에도 외국인의 매도 기조가 이어질 것이냐는 것이다. 매도하지 않은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은 아직 60% 정도로 추정된다.
주식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를 결정할 가장 큰 변수로 미국 시장을 꼽고 있다. 일단 31일(현지시간) 개장하는 미국 증시의 흐름이 중요하다는 것. 지난 28일(현지시간) 나스닥의 급등으로 마감하긴했지만 여전히 미국 증시의 변동성은 큰 상태다.
외국인들은 배정받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45만원에 팔아도 여전히 주당 50% 이상의 차익을 남길 수 있고, 이 자금으로 현금을 확보해 낙폭이 컷던 우량주를 찾아 재투자하거나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할 것이란 예측이다.
또한 최근 1달러당 1200원을 상회하는 원-달러 환율도 부담이다.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들에게는 매도 유혹을 부추길 수 있는 악재로 인식된다.
◆반등할 요소도 많아, 긍정적이 요인은?
상장이후 이틀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하락이 외국인 때문이었다면, 또 다른 관점에서 봐야할 긍정적인 부분은 연기금이다.
연기금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틀동안 총 430만주를 매수했다. 외국인이 쏟아낸 매물을 연기금이 사실상 다 받아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연기금은 첫날인 지난 27일 400만3015주를 매수했는데, 이날 평균 주가를 계산하면 약 주장 50만원 안팎이다. 바꿔 말하면 연기금이 매수한 50만원 대의 주가가 지지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요인은 MSCI 지수 조기 편입에 따른 수급 개선이다. MSCI 지수 추종 패시스 자금이 들어오면서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란 기대다. 증권가에는 이 패시브 자금의 규모를 6000~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2차전지 ETF, 코스피200 등 패시브 자금 유입 요인은 추가로 열려있다.
긍정적인 전망속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향후 미국 증시의 향배다. 다만, 외국인들이 '의무보유 미확정' 물량을 다 소진한 이후에야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반등될 것이라는 예상은 극단적이다. 이를 다 소진하지 않고도 반등은 나올 수 있기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대형주의 IOP사례에서는 미확약 약정 물량의 40~60% 소진 시점에서 반등이 나왔다. 물론 당시와 지금의 시장 분위기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설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 LG에너지솔루션이 어떤 식으로든 국내 증시의 체감지수를 결정할 바로미터가 될 것임을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