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한 산업현장에 로봇 대거 투입… “노동자와 공존” 모색
[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로봇은 믿을 수 있고, 빠르며 휴식을 취하지 않는다.’ 최근 미국의 한 물류회사 사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쓰레기 재활용 공장에서 병과 컨베이어 벨트의 캔을 떼어내는 일, 또는 전자상거래 물류 창고에서 물건을 분류하는 일까지 작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로봇이 미국의 산업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에는 더 많은 로봇이 산업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북미 전역의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노동력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약 4만대의 로봇을 산업 현장에 투입했으며, 여기에 2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실제로 미국에선 코로나19로 인해 노동자 출근이 제한적이었고, 또한 멕시코 등 제3국 노동자도 국경 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 노동력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 과정에서 로봇이 산업 현장에 점점 많이 투입되기 시작했으며, 특히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로봇의 역할이 역대급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산업단체인 A3(Advanced Automation Association for Advanced Automation) 집계에 따르면, 2021년 제조 공장 등 산업용 로봇 주문 건수는 3만9708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앞서 2017년 3만4904대의 로봇을 주문한 것이 기존 최고 기록이었으며, 이에 소요된 금액은 19억달러였다.
또한 로봇 노동자를 원하는 산업군도 다양해졌다. 그동안 로봇은 주로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요가 많았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는 다른 사업장에서의 수요가 자동차 회사들을 앞질렀으며, 이러한 추세는 2021년에 더욱 커졌다.
A3의 조사에 따르면, 로봇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업종은 금속과 식품 및 소비재 산업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자상거래업종에서 수요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매체는 캘리포니아 전자상거래 관련 물류 회사인 DCL의 로봇 대체 사례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현재 5개의 미국 내 물류 센터를 운영 중이며 곧 6번째 센터를 열 예정인데, 로봇 투입으로 기존 대비 200%의 생산성 향상을 예상하고 있다.
◆노동자를 돕는 '보조 로봇' 증가 추세... 기존 거대한 로봇팔과는 달라
그러나 이번 A3의 조사 결과에서 흥미로운 것은 과거와는 다른 로봇의 형태다. 조립 라인에서 대형 로봇 팔로 움직이는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이 아니다. A3는 지금의 로봇이 조립 라인에서 인간과 함께 일하도록 고안된 새로운 유형의 ‘코봇’(보조로봇)이라고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유니버설로봇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책임자인 조 캠벨 박사는 “자동화의 가장 큰 이유는 제조업의 노동력 부족”이라고 말했다. 유니버설로봇은 매일 2000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제조업에서 은퇴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자동화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산업에서도 결국 로봇이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건설회사는 로봇 팔을 사용해 대형 건축 프로젝트의 건식 벽을 설치하는데 적용하고 있다.
또 유럽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는 현재 이탈리아 토리노 공장의 최종 조립 구역에서 새로운 피아트500 전기자동차 생산을 돕기 위해 유니버설의 코봇을 채택하고 있다. 캠벨 박사는 “로봇 팔은 차량 위를 움직이는 틀에 부착돼 있으며, 이 틀에서 너트를 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벨 박사는 “앞서 자동차 공장이 수십 년 동안 로봇을 이용해 용접 금속과 같은 작업을 해 왔지만, 코봇이 최종 조립 작업을 하는 것은 매우 새롭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엔지니어들이 내년에 옵티머스라고 불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단기적으로 이 로봇들이 공장 주변에서 물건을 운반할 수 있으며 결국 인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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