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상하다"…배우조차 망설였던 넷플릭스 첫 오리지널콘텐츠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넷플릭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오리지널 콘텐츠입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덕분에 지금의 넷플릭스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넷플릭스가 이른바 퀀텀 점프를 할 때마다 그 배경엔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의 성공모델이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그 시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오늘날 넷플릭스 하면 오리지널 콘텐츠, 오리지널 콘텐츠 하면 넷플릭스를 떠올린 만큼 둘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넷플릭스가 서비스 출시 당시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1997년 넷플릭스는 월 구독료를 내면 우편을 통해 DVD와 비디오를 무제한 대여해주는 콘텐츠 유통사업자에 불과했습니다.
넷플릭스의 꿈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콘텐츠 없이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는 커녕, 사업을 영위하기 조차 어렵다는 것을 넷플릭스는 깨닫습니다. 콘텐츠를 다른 국가에 제공하기 위해선 각 국가에 해당하는 라이선스를 얻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특정 작품에 대해 미국에서 라이선스를 얻어도 아시아에서의 서비스가 불가한 경우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이에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원칙에 맞춰 전 세계 동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결심합니다.
글로벌 시장에 넷플릭스를 처음 각인시킨 오리지널 콘텐츠는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2013)였는데요. 이 작품은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대중에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시리즈는 2012년 공개된 ‘릴리 해머’였습니다. ‘릴리 해머’는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 갱스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이듬해 넷플릭스가 선보인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에 가려 잘 알려지지 못한 탓에 신디 홀랜드 오리지널 콘텐츠 부사장은 늘 “많은 사람들이 잊곤 하지만…”이라며 ‘릴리 해머’가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임을 강조하곤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릴리 해머’는 기존 방송 시장의 파괴를 알린 작품이었습니다. 에피소드를 매주 한 편씩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한 번에 모든 시즌을 공개하는 방식은 당시 전무했기 때문입니다. ‘릴리 해머’는 2012년 1월 노르웨이 방송국 NRK에서 처음 방영된 뒤 같은해 2월 미국·캐나다·라틴 아메리카 회원들에게 8편의 에피소드가 모두 공개됐습니다. 갱스터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스티븐 밴 젠트 역시 처음엔 “1년 동안 피땀 흘려 고생한 작업물을 하루 만에 시청할 수 있게 한다? 그건 조금 이상하다”며 의문을 표했지만, “앨범 작업하는 것과 같다”는 말에 웃으며 이런 방송 방식에 동의했다고 합니다.
‘릴리 해머’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는 최근 첫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10주년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서 ‘릴리 해머’에 대해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발표하기에는 독특한 선택이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릴리 해머’가 로컬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로컬 이야기가 다른 문화를 가진 국가에서 통할까’라는 고민이 있었다는데요. ‘릴리 해머’의 성공은 로컬 이야기가 다른 문화의 사람들로부터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음을 확인한 계기가 됐습니다. 스페인의 ‘종이의 집’, 덴마크의 ‘더 체스트넛 맨’ ‘레인’ 등 각 국가만의 독특한 문화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진부한 상업 콘텐츠들 사이에서 오히려 빛을 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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