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인공지능(AI)이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학습한다는 우려가 또 한번 나왔다. 모두에게 평등하게 제공돼야 할 의료 서비스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9일(현지시간) 건강 및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의 혜택을 노인에게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정책 브리핑을 발표했다.
WHO는 “AI 기술이 노인들의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통한 장기 치료와 노화 관련 약물을 개발에 유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AI가 사회의 기존 연령차별을 재생산 또는 심화시킴으로써 결국 고령층이 받는 보건·사회 돌봄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문제도 동시에 짚었다.
즉 설계, 시장조사, 평가 등 AI를 개발하기 위한 모든 단계에서 노년층이 배제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또 AI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향후 ‘디지털 소외’ 문제에도 직면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WHO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그동안 AI 도구를 훈련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터는 노년층을 충분히 대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처럼 AI 훈련 단계에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면, 과거의 연령차별적 고정관념, 편견, 차별 등에 의해 데이터가 왜곡되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WHO는 ▲고령자 참여형 AI 기술 설계 ▲연령에 따른 다양한 데이터팀 구성 ▲폭넓은 연령별 데이터 수집 ▲노인과 의료 제공자 및 간병인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 ▲노인들이 동의하고 이의를 제기할 권리 ▲고령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협업할 수 있는 거버넌스 도입 ▲AI의 편견을 막기 위한 연구 확대 ▲AI에 대한 강력한 윤리 체계 도입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연령 뿐만 아니라 인종, 성별, 사회경제적 지위 등에 따른 윤리적 과제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