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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네티즌 갈등’ 뒷맛 남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IT업계 후유증 촉각

신제인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역대 올림픽 성화중 가장 작은 사이즈로 화제를 모았던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성화의 불꽃이 꺼졌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20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폐막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을 공식 마무리 했다.

지난 4일 개막식에 이어 이날 오후 9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폐막식 행사도 중국 영화의 거장 장이머우(장예모) 감독이 연출했다.

이번 대회에서 종합성적 14위를 기록해 예상보다 선전했다고 평가받는 우리 선수단은 500미터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차민규 선수가 폐회식 기수를 맡았다.

15개 종목 109개의 메달을 놓고 겨뤘던 이번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관중 입장이 제한적이었던데다 대회 기간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운이 고조되면서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때 만큼의 열기와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폐막으로 지난 2018년 평창,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한-일-중 동양 3국의 릴레이 올림픽도 이제 역사로 남게됐다. 다음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코르티나이다.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의 패션 도시, 코르티나는 휴양 도시다.
20일 열린 베이징 동계 올림픽 페막식에서 차기 개최지인 2026년 이탈리안 밀라노와 코르티나 시장이 올림픽기를 건네받고 있다.
20일 열린 베이징 동계 올림픽 페막식에서 차기 개최지인 2026년 이탈리안 밀라노와 코르티나 시장이 올림픽기를 건네받고 있다.

되돌아보면, 이번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여러모로 많은 아쉬움을 남긴 올림픽이 됐다. 대회 초반부터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졌고, 피겨종목에선 선수의 도핑 의혹까지 불거졌다. 국제빙상연맹(ISU)은 이례적으로 대회 도중 심판을 교체했고, 도핑 양성 판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발리예바는 경기에 출전하는 등 파행이 계속됐다.

그 사이에서 유독 한-중 갈등의 상흔도 크게 남았다. 지난 4일 개회식 당시 한복을 입은 여성이 56개 중국내 소수민족중 조선족 대표로 등장했는데, 이를 놓고 중국의 '한복' 동북공정 논란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어 남자 쇼트트랙 1000미터 준결승에서 황대헌 선수의 실격 등 편파 판정 논란까지 어이지면서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국가주의의 고조, 양국 팬들의 충돌

올림픽은 국가를 대표해 선수들이 경쟁하는 대회인 만큼 그 속성상 '국가주의'가 기저에 깔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는 높다.

대회 초반 양국 간 갈등은 특히 SNS에서 ‘이모티콘 전쟁’과 같은 진풍경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4일 개회식 당시 논란이 됐던 '한복'입은 조선족 대표
지난 2월4일 개회식 당시 논란이 됐던 '한복'입은 조선족 대표
시작은 올림픽 개최 3일만인 지난 7일, 방탄소년단 RM이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황대헌 선수를 응원한 데 있었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방탄소년단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몰려가 ‘구토하는 얼굴’, ‘집게 손가락’ 이모티콘 등으로 댓글창을 도배했다. 이에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도 질세라, ‘보라색 하트’ 이모티콘으로 중국 네티즌들의 악플을 밀어냈다.

이후 황대헌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 1500m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타깃은 그에게로 돌아갔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은 황대헌 선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모티콘을 도배하는 것도 모자라, 한국에 대한 모욕적인 말들을 늘어놓기도 했다. 같은 기간 한복, 김치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우기는 동북공정도 더욱 거세졌다.
20일 저녁 9시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폐막식에 한국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20일 저녁 9시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폐막식에 한국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SNS는 오늘날 여론을 반영하는 창으로 자리한다. 또,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보니 사안에 대한 점화 속도와 화력도 대단하다. 한-중 네티즌들의 ‘이모티콘 전쟁’을 단순히 일시적인 치기어린 다툼으로만 볼 수는 없는 이유다. 올림픽은 아니지만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를 기습적으로 단행하자 '노재팬' 운동이 겉잡을 수 없이 발화된 것은 온라인이다.

◆"중국과 불필요한 소모적 갈등은 경계"… 전문가들 한 목소리

중국 수출 시장 비중이 큰 국내 IT업계는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 초반 한-중 갈등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불매운동 등 후유증이 생길 것을 우려한 것이다. 다행히 대회 중반 이후부터는 논란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동북공정 등으로 오랜기간 동안 쌓인 '반중정서'가 기저에 쌓여있더라도 필요이상으로 과격하게 반응해 양국간 국민적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은 반도체·석유화학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우리 나라의 최대 수출국이다. 2021년 한국의 대 중국 수출액은 1629.4억 달러로 전년대비 22.9%성장율을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중국의 뒤를 이어 미국 959억 달러, EU 636억 달러다. 우리 나라의 전체 수출량에서 중국의 비중이 역대급으로 커진 상황이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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