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개미톡톡] 러시아 때문에 주가 바닥치는데…그래도 사는 종목은?

박세아

주식시장에서 IT종목들은 시대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종목들입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의 기본은 본질적인 기업 가치에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IT종목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투자가 투기로 일순간 변모하지 않도록 <디지털데일리>는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통찰력을 같이 쌓아볼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시총 100조원 또 뚫린 LG에너지솔루션, 128조원 '라떼는' 될까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코스피200 특례 편입을 앞두고 공매도 우려가 커지며서 주가가 또 하락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지난달 28일 기관 의무보유 물량 일부가 시장에 풀리며 상장후 최저가인 40만4000원에 거래된 적 있다. 보통 의무보유 물량이 한꺼번에 다 풀린다는 보장은 없지만, 시장에 내놓는 것은 가능해지기 때문에 의무보유해제일에는 통상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진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장중 41만4000원까지 내려가면서 3%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규모도 100조원 밑인 97조원대를 터치했다. 100조원을 회복한지 4거래일만에 다시 내려섰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한때 128조원에 육박한 바 있다.

최근 주가 하락은 기관의무보유 해제 물량 해제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니켈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배터리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핵심 소재 양극재 재료인 니켈 가격은 올해 들어 40% 가까이 상승하며 최근 10년 이래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200 편입이 공매도라는 위험성을 내포함에도 수급상 단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봐왔는데, 당장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해당 이슈는 희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에 당장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는 것보다는 오는 11일부터 공매도 관련 투자자 불안감이 더 커보인다. 이외에도 KRX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K-뉴딜지수 정기변동이 진행되는데, LG화학이 빠지고 LG에너지솔루션이 들어간다. 이 지수는 1년에 3월과 9월 두 차례 구성종목과 비중을 조정한다. 향후 패시브 자금 유입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통상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당일에는 해당 종목 주가 등락폭이 큰 경향을 보인다.

NH투자증권 허율 연구원은 "코스피200지수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오는 10일 리밸런싱되며 당일 예상 자금 유입 규모는 약 3600억원"이라며 "같은날 리밸런싱이 진행되는 KRX K-뉴딜지수에 LG에너지솔루션이 신규 편입되는데 예상 자금 유입 규모는 약 14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대차거래잔고도 주목해 볼 만하다. 대차거래잔고는 공매도 추이를 가늠하는데 참고 수치로 쓰인다. 해당 종목 대차거래잔고는 2월말 기준 약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증가하고 있다. 유통가능주식수 중 대차잔고 비중 역시 3%대로 상승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은 지난주 1000억원 가까이 팔고 나갔다.이 물량은 대신 개인투자자가 1000억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고스란히 받아냈다. 현재 증권사의 LG에너지솔루션 평균 목표치는 56만원대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승여력이 아직 충분하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외국인은 나가지만, 국내 개미는 우글우글 현대차 주가 약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타업종에 비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계를 꼽아왔다.

실제로 이후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지속해서 떨어졌고, 기아와 현대모비스, 현대차로 구성된 KODEX 자동차 상장지수펀드(ETF)도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기아는 이미 이날 오전 7만8000원까지 내려가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썼고, 현대차 역시 종전 52주 최저가였던 16만8000원 밑인 16만5500원을 기록했다.

이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행렬에도 지난달 22일 이후 최근까지 현대차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다. 코스피 순매수 상위 종목 기준에도 현대차가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24일 현대차가 4% 넘게 빠진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만 1000억원 넘게 매수하면서 전쟁 우려가 사라진 후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송선재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과 러시아 제재에 따른 직간접 영향에 노출됐다는 점이 단기 부담이지만, 현재 높은 가격에서 계약된 대기수요들이 많다는 점에서 하반기 생산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가격/물량 효과의 동반 작용으로 큰 폭 이익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총평했다.

최근 현대차는 CEO Invertor Day 개최를 통해 전기차 판매 신규 목표치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목표를 기존 2025년 56만대에서 신규 2026년 84만대를 제시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송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시장에서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된 것을 반영하는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과 상품성 개선 전략, 배터리 전략, 그리고 중장기 투자계획 등에서도 기존 목표의 업데이트 정도라고 평가했다. 송 연구원은 "전기차 생산 계획에서는 기존 공장의 증설과 전기차 전용 공장의 신설의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17차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11차종, 제네시스가 6차종을 출시한다. 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수요 집중 지역에 전기차 생산시설을 갖추고, 배터리 업체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2030년까지 170GWh의 배터리를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다시 6만전자

코스피 시가총액(시총)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7일 장중 6만원대로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한숨이 커진 날이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영업이익률 악화 우려에 따른 결과다.

삼성전자 주가는 국제 사회에서 러시아 원유 수입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하락 출발하기 시작한 뒤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에 장중 6만9900원까지 떨어지면서 7만원대를 내어줬다. 이는 52주 최저가인 6만8300원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주가였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11월 12일 이후 약 4개월 만이었다.

이날 주가는 전날 업계와 외신 등에서 물류난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러시아행 물품 출하가 중단됐다는 소식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과거 서부텍사스원유(WTI)가 100달러 이상인 경우 반도체 업종의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률은 2.4%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2차 회담 이후에도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가스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업체의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도 4% 넘게 떨어진 바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를 침공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업종 약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국 반도체 수출 지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 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한국 전체 수출에서 러시아가 포함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한 자릿수라는 점에서였다. 실제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대러시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년 동안 0.1%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2월 한국 반도체 수출 지표가 긍정적이고, 디램(DRAM)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여전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긍정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우려로 부정적 심리가 이어졌지만,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한국와 대만 반도체 업종 주가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2월 한국 반도체 수출을 비롯해 일부 매크로 지표가 긍정적이어서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부정적이었던 투자심리의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2년 2월 한국 반도체 수출은 103.8억 달러(약 12.5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0% 증가했다.10개월 연속으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며 "역대 2월 중에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월은 1월 대비 비수기이고 영업일이 적다"고 설명했다.

품목별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디램(DRAM)과 시스템 반도체가 각각 41.8%, 33.9% 증가했다. 모바일 칩 패키지(MCP)는 1.5% 감소했다. 반도체가 아니라 컴퓨터로 분류되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수출 증가율은 69.6%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북미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영향이라고 전했다.

또 시장조사 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디램(DDR4 8GB)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41달러로 전월과 동일했다. 이는 지난해 중반이후 디램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온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신영증권 서승연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파운드리 사업 개선 시 리레이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 1분기를 저점으로 분기 실적 성장이 예상되며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6조2000억원, 12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7%, 35% 증가할 것"이라며 "메모리 업황 회복과 하반기 파운드리 3㎚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진입 전 도약을 위한 예열 구간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세아
seea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