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미궁 속이다. 디스플레이 협력사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영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퀀텀닷(QD)-OLED’ 활용은 공식화했으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 화이트(W)OLED의 경우 사용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시기상 올해는 힘들어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 대형 OLED 협상이 답보 상태다.
당초 삼성전자는 OLED TV에 부정적이었으나 삼성디스플레이 QD 사업 개시, 시장 트렌드 등을 감안해 노선을 변경했다. QD-OLED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과 휘도(밝기의 정도)가 올라오면서 삼성전자는 OLED TV 출시를 검토했다.
문제는 생산량.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생산능력(캐파)은 8.5세대(2200x2500mm) 원장 기준 월 3만장이다. 55인치 및 65인치 TV를 약 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다른 TV 제조사와 물량 분배 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QD-OLED TV 출하량은 연간 50만대에 미치지 못한다. ▲마케팅 비용 ▲OLED TV 진영 경쟁 등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를 찾은 이유다. 삼성전자는 세계 TV 판매량 1위다. 연간 4500만대 내외 판매고를 올린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못지 않은 대형 거래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가격과 수량 등 조건이 맞지 않아 양사 논의도 공전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낮은 가격, 일정 이상 물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어느 정도 수용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LG전자 등 다른 고객사와 관계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여겨진다. OLED TV 진영의 장기적 전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OLED TV를 네오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TV 아래로 자리매김하려고 했다. 이 때문에 OLED TV 진영은 삼성전자 진입을 환영한다고 했지만 뒤에서는 탐탁지 않아했다. OLED TV 확산은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 하락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 WOLED 패널을 이용한 OLED TV를 출시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계약이 이뤄져도 하반기 전략 제품으로 선보이기엔 일정이 빠듯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WOLED TV는 일단 올해에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QD-OLED TV 성적표에 따라 협상 재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