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삼성SDI가 2030년 글로벌 톱티어를 목표로 세웠다. 미국에 자체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 스텔란티스와 합작사 외에 생산능력(캐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배터리 시장 구도를 감안하면 국내 배터리 업체는 미국 시장을 놓칠 경우 선두 경쟁이 어려워진다.
17일 삼성SDI 최윤호 사장<사진>은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2030년 글로벌 톱티어가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최윤호 사장은 삼성SDI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전영현 부회장에 이어 대표이사를 맡는다.
삼성SDI는 작년 전기차(EV)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투자가 소극적이지 않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EV 배터리 공급량 순위에서 SK온에 역전을 허용했다.
최 사장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사업이라고 보고 있다”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의 안전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과 품질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작년 스텔란티스와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캐파는 23기가와트시(GWh) 규모다. 미국은 3대 EV 시장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2025년부터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은 배터리를 장착한 EV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미국 판매 EV를 공략하려면 미국 EV 배터리 생산기지가 필요한 이유다.
최 사장은 “스텔란티스 합작사는 조만간 부지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스텔란티스외 다양한 업체와도 논의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자체 공장도 짓는다. 늦어도 2023년에는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스텔란티스 합작사 중심으로 추가로 자체 캐파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공장을 지으려면 기본적으로 2년 이상이 걸린다”라며 “시장 성장 속도에 맞춰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