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대면수업 전환한 대학가… ‘설렌다’ vs ‘불안하고 불편’ 학생들 엇갈린 반응

신제인
개강 한 달 째인 지난 4월 1일, 서울 연세대학교에 학생들이 붐볐다.
개강 한 달 째인 지난 4월 1일, 서울 연세대학교에 학생들이 붐볐다.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이제 비대면을 끝내고 하나둘씩 '대면의 시대'로 돌아오고 있다. 여전히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는 의미가 없어졌다.

인구의 3분의 1이 확진을 경험했지만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위중증율과 치명율을 기록하면서 비교적 여유있는 병상가동율 등 의료 체계의 붕괴를 걱정하지 않고 관리가 가능한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먼저, 가장 달라진 곳이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대학교다.

지난 4월 첫째 주, 서울 Y 대학의 캠퍼스에는 학생들이 붐비며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만 빼면 마치 코로나19 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내 주요 대학들은 이번 봄학기부터 대면 수업을 활성화했다. 일부에선 지난 2년간 중단됐던 학교 축제나 행사 등도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면 수업'재개에 따라 학생들의 반응도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이제는 비대면이 오히려 편하다'는 입장과 '이제 대면을 경험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 ‘캠퍼스 낭만’ 설렘과 동시에 ‘코로나 확산’ 불안감도

이날 나눔행사가 있어 학생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이다.
이날 나눔행사가 있어 학생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대학에 입학해 ‘새내기’ 시절을 비대면만으로 보낸 20, 21학번 대학생들은 ‘캠퍼스 낭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해 3학년이된 20학번 이 모 씨(21∙여)는 “입학 후 처음으로 동기들과 같은 공간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며 “이제야 진짜 대학 생활을 하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불안한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 중에 확진자가 나오자 어쩔 수 없이 비확진 학생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확진자가 많은 상황에서 대면 수업이 오히려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학생 박 모 씨(여∙23)는 “같이 조 과제를 하고 있는 조원이 확진이 되어 수업에 못 나왔다”며 “발표 당일에도 발표를 맡은 팀원이 코로나로 못 나오게 된다면,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저학년 VS 고학년, 대면 수업에 “의견 갈렸다”

모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갈무리. (출처: 에브리타임)
모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갈무리. (출처: 에브리타임)

대면수업 시행에 대한 의견은 학년별로 미묘하게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로 대학 생활을 누리지 못한, 이른바 ‘코로나 학번’ 이라고 불리는 저학년의 경우 대체로 앞의 이 모 씨(21∙여) 사례와 같이 대면 수업에 대한 즐거움을 드러냈지만, 고학년의 경우에는 비대면을 선호하는 반응이 많았다.

4학년 전 모 씨(여∙24)는 “코로나 기간동안 활동 반경이 좁아졌는데, 다시 통학을 하려니 체력 소모가 크다”고 전했다. 이번 학기를 끝으로 졸업을 앞둔 4학년 최 모 씨(여∙23)는 “취업 준비, 자격증 시험 공부와 병행하기에는 비대면 수업이 훨씬 편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또 지난 학기 군대를 마치고 복학을 한 3학년 이 모 씨(남∙26)는 “교수님이나 후배들이 고학번들에게 은근히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며 “비대면 수업에서는 주로 ‘개인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담이 크게 없지만, 대면 수업에서 조과제를 하면서는 ‘내가 이끌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한차례 ‘캠퍼스 낭만’을 겪어본 고학번은 비대면 수업에 설렘보다 대체로 불편함을 더 많이 느끼는 듯했다. 다만 코로나 감염 위험을 이유로 비대면을 선호하지 않는 경우엔 학년 별 특징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신제인
jan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