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네이버 CEO, 메타버스 직접 챙긴다…최수연표 조직개편은?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글로벌 3.0’을 선언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확장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꾸린다. 특히, 메타버스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해 직접 챙길 예정이다.

13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제2사옥 ‘1784’에서 네이버 밋업(NAVER Meetup)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최수연 대표는 CEO 직속으로 신사업 TFT와 메타버스 커뮤니티 TFT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기업 전환에 걸맞은 업무‧경영지원에 필요한 스탭부서를 ‘센터’ 조직으로 꾸려 CEO 산하에서 직접 관할한다.

◆신사업‧메타버스, CEO 직속으로…글로벌 전문성 위해 ‘센터’ 꾸려=이날 최 대표는 “네이버 내 한 사업이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자회사로, 글로벌기업이 되는 성장 전략은 계속 유지하면서, 연내 1~2개 CIC를 더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신사업 발굴과 니치(틈새시장)한 부분, CIC 성장에 필요한 투자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신사업과 메타버스 커뮤니티 TFT는 CEO 직속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IC 사업 체제 내에서는 목적과 프로젝트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소외될 수 있는 신사업과 대규모 투자 및 협업이 필요한 신사업은 최 대표가 살피겠다는 복안이다. 최 대표가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신사업은 메타버스다. 네이버 강점인 커뮤니티 기술을 메타버스에 접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인터넷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내고 창업 경험이 없는 경영진이 할 수 있는 일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일일이 관여하는 것보다, 새로운 서비스들이 계속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신사업 TF에서 젊은 친구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새로운 도전과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5~6월경 각 CIC와 자회사들이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아이템을 공유하는 장을 만든다. 구성원들이 본인의 리소스 10%는 신사업과 새로운 도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환경과 제도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지원 체계도 강화한다. 이날 네이버는 5년 내 10억 글로벌 사용자, 15조원 매출 돌파를 선언했다. 이에 조직문화, 인사, 법무 등 경영지원 수준을 글로벌 기업에 맞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스탭부서를 센터라는 이름으로 변경하고 CEO 직속 체계로 편재한 이유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글로벌로 갈 때 사실 조직문화‧인사‧법무 등을 담당하는 스탭부서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업무와 경영지원 수준이 글로벌 기업 못지 않은 체계냐고 묻는다면, 사실 좀 부끄러운 부분이 있다”며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센터라는 이름으로 CEO 직속으로 두고 챙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수연 대표의 픽(Pick) ‘메타버스 커뮤니티’=최 대표가 직접 챙기는 메타버스 커뮤니티는 무엇일까?

이날 최 대표는 버티컬 영역의 메타버스를 예고했다. 네이버는 카페, 밴드, 브이라이브 등 대표적인 커뮤니티를 계속 선보여 왔다. 3년전부터는 제페토라는 가상세계를 만들고, 현실과 디지털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술 융합 생태계 아크버스를 구축한 바 있다.

이를 접목한 커뮤니티형 메타버스가 네이버 메타버스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스포츠 서비스에 커뮤니티형 메타버스를 접목하고, 웹툰과 엔터테인먼트로 확대한다. 함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고, 후기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형 메타버스를 예상해볼 수 있다.

최 대표는 “전 세계에 3억명 사용자들이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서로의 관심사를 나누고 있다. 이들이 메타버스와 함께 만나는 순간의 폭발력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며 “네이버는 메타버스 화두에서 많이 앞서 있는 것은 물론이다. 네이버가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경쟁력을 보유해 온 커뮤니티 서비스가 바로 메타버스 본질”이라고 자신했다.

또 “네이버는 글로벌을 선도하는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사업자로, 앞으로 스포츠‧웹툰‧엔터 등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에서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메타버스 관련 여러 서비스 담당자들과 함께하는 TFT에서는 메타버스 커뮤니티를 네이버 앱에 붙일지, 어떻게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라고 제언했다.

◆최수연-김남선 경영진 체제, 이해진-한성숙 전폭지원=새로운 네이버는 최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 경영진 체계로 이뤄진다. CEO와 CFO 두 명의 C레벨 임원이 책임을 나눈다. 여기에 더해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한성숙 유럽사업개발대표 등이 지원사격 역할을 맡는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와 전 CEO인 한성숙 대표는 글로벌 공략에 힘을 보탠다.

최 대표는 “이 GIO는 창업자로서 네이버 비전과 장기적 안목에서 도움을 줄 것이며, 글로벌 파트너십 때 중요한 대화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유럽 버티컬 커머스 시장에 투자한 것들이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가 전략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 대표는 유럽에서 별도 법인을 구축하지 않고 최대한 가벼운 조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감사하게도 커머스에 역량과 식견이 있는 한 대표가 유럽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 등을 위해 조직을 구축하고 있는데, 한 대표는 굉장히 가벼운 조직으로 가고 싶어한다”며 “법인 규모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나, 어느 정도 사업이 커지고 파트너십이 생겨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당연히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C레벨 임원 등용과 관련해서는 “구체적 계획은 없다. 기존 CXO 체제에서 이번 경영진 체제로 바뀌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필요한 인재가 있다면 열어둘 것”이라며 “네이버 조직개편은 한 달에 두 번 이상 상시적으로 진행하며, 빠르게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