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中 LFP 배터리, 리튬값 상승 직격탄…왜?

김도현
- 양극재 가격 차이 4달 새 50%→11%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이어 광물 가격 급등으로 배터리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원자재 시장을 장악한 중국마저도 영향권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 아시안메탈에 따르면 중국 내 리튬 가격은 작년 6월에서 지난달 사이에 472% 상승했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가 추산한 1년 새 전 세계 리튬 가격 인상률인 490%와 유사한 수준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다. 자체 매장량은 5% 내외에 불과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남미와 호주 등 해외 광산을 사전에 대거 확보하면서 생산능력을 큰 폭으로 확대했다. 참고로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리튬의 85%는 두 지역에서 나온다.

리튬값이 폭등하면서 중국 리튬 가공업체들은 계약 방식을 변경했다. 통상 소재 거래는 장기계약을 체결하지만 최근 들어 단기계약으로 전환됐다. 가격 추이를 즉각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배터리 제조사는 1년 만에 5배 이상 치솟은 리튬 몸값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배터리 3사보다는 중국 기업에 큰 타격을 미쳤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또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3원계 배터리가 주력인 한국과 리튬인산철(LFP) 2원계 배터리 위주 중국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LFP는 이름 그대로 NCM 및 NCA보다 많은 리튬이 필요하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NCM811과 LFP 배터리 가격은 각각 킬로와트시(KWh)당 63달러, 50달러다. 26% 격차다. 지난달 기준으로는 80.3달러와 70.6달러다. 각각 27%와 41% 오르면서 간격은 14%로 줄었다.

배터리 종류를 결정하는 양극재로 한정하면 더 눈에 띈다. NCM811의 경우 같은 기간 양극재 비용은 33달러에서 42.9달러로 올랐다. LFP는 22달러에서 38.5달러다. 약 2배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두 배터리의 양극재 가격차는 50%에서 11%로 대폭 낮아졌다. 리튬값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당분간 리튬 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2026년까지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리튬 가격이 이전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어느 수준에서 멈추느냐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LFP 배터리는 성능보다는 원가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전기차 업체의 선택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중저가 시장 공략 차원에서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지속 오르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삼원계 제품과의 차별점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