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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앱으로 예약하고 메타버스로 회의해요” SKT의 거점오피스 실험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출근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시간 나면 또 오려고요.”

지난 12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에 위치한 SK텔레콤의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를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SK텔레콤 직원은 회사 동료들에게 추천을 받아 스피어를 방문했다며 만족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서울 신도림과 경기 일산·분당 등 3곳에서 ‘스피어’ 운영을 시작했고, 벌써 많은 구성원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신도림 디큐브시티 내 스피어는 두 개 층으로 나뉘어 총 170개 좌석을 두고 있다. SK텔레콤 직원들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스피어 앱에서 잔여 좌석을 확인하고 업무 공간을 예약할 수 있고, 동료들의 근무 위치도 파악할 수 있다.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면 직접 방문해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좌석을 선택하면 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직원들의 출입 과정이다. 입구에 설치된 얼굴인식 출입구에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얼굴인식 솔루션 ‘누구 페이스캔(NUGU facecan)’이 적용돼 있는데, 마스크를 쓴 채 시범을 보인 직원의 얼굴을 약 0.2초만에 인식했다. 인식 과정이 따로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첫 번째 층 업무공간은 개별 모니터가 딸린 공용 ‘빅테이블’들이 있어 예약 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영상·음성 장비가 완비된 1인용 회의공간 ‘스피어팟’은 편하게 영상회의를 하거나 개인업무를 볼 수 있도록 조성됐다. 낮은 칸막이와 보조 의자가 딸린 개인 책상들이 배치돼 있는 두 번째 층에는 다인용 회의공간 ‘스피어룸’도 있었다. 이곳에는 스마트 카메라가 비치됐는데, 카메라가 사람 수를 인식해 사람이 많은 경우에는 광각으로 촬영하고 발화자까지 인식해 발표자를 화면에 띄워주기도 한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HMD 버전을 활용한 가상 업무공간이다. 한 직원은 실제 HMD를 착용하고 이프랜드 가상공간에서 동료들과 아바타로 회의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중으로 이프랜드 HMD 버전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의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SK텔레콤 구성원은 별도 업무용 PC 없이도 스피어 내 ‘마이데스크’에 접속하면 평소 본인이 사용하던 PC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도 얼굴인식 기능이 있기 때문에 직원이 얼굴을 가져다 대자 곧바로 PC에 접속할 수 있었다. 생체인식 기반 본인확인 기술 FIDO(Fast Identity Online)를 활용하기 때문에 보안에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마이데스크와 연계된 모바일 앱으로 구성원은 메일, 문서확인, 결재, 근무시간 설계 등 다양한 업무 처리를 모바일로도 할 수 있다.


현재 신도림과 일산·분당 스피어에 마련된 좌석은 총 350석으로, 그 중 일평균 60%가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직원들의 호응이 높다. SK텔레콤은 운영을 시작한 세 곳 외에도 추가 세 곳을 더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구성원 대부분이 거점오피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국적 확대도 목표하고 있다.

거점오피스 TF기획팀 윤태하 리더는 “지난해 초 TF를 발족해 수요조사와 시공에 착수했고, 개인의 업무환경을 잘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자는 게 방향성이었다”며 “조직이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빅테이블과 완전히 프라이빗한 스피어팟 등 업무패턴에 따라 최대한 넓은 공간을 구성하고자 했고, 실제 구성원들의 호응도 높다”고 설명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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