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엔비디아가 혹시 ‘제2의 넷플릭스’?… “너무 걱정할 필요없는 이유” -삼성증권

박기록
미국의 주요 IT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번주부터 본격화된다. IT기업의 실적에 따라 그 후폭풍은 국내 증시에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OTT시장의 1위 기업 넷플릭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가입자 순수 감소를 시인하자 나스닥 시장은 이후 ‘쇼크’에 빠졌다. 또 어디에서 폭탄이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제2의 넷플릭스’를 경계하면서, 앞으로 미국 IT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특히 미국 주요 IT기업중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 반도체 대표주자 ‘엔비디아’다.

만약 엔비디아가 넷플릭스처럼 시장 전망치를 벗어나는 저조한 실적 또는 감춰진 악재가 드러나게 된다면 미국 등 국내외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적지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는 5월25일(현지시간)이다. 아직도 꼬박 한 달이나 남아있다. 그 때까지는 시장 불확실성을 감내하면서 대응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벌써부터 조금 불안한 구석도 있다. GPU 가격의 하락을 빌미로, 이 시장의 대표기업인 엔비디아와 AMD, 두 회사의 주가가 최근 더욱 심하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증권은 25일, 엔비디아에 대한 분석리포트를 내고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아직까지 이익 전망 하향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어 “현재 엔비디아의 주가가 3년~5년 평균이하의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은 중장기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기회”라며 지금이 놓칠 수 없는 저평가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업업환경 악화?… 삼성증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

삼성증권은 먼저 '엔비디아의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부분적으로만 동의했다. 오히려 엔비디아가 지난 3월에 발표한 차기 제품의 경쟁력,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종속 효과, 자율주행 시장 기회 등 중장기 투자 포인트들이 모두 유효하다는 점을 꼽았다.

먼저, ‘PC 수요 둔화와 그래픽 카드 수요의 하락’에 대해, PC 출하량과 엔비디아의 게임부문 매출액은 상관 관계가 낮아진 지 오래고, 또한 그래픽 카드는 CPU, 메모리와 달리 PC를 구성하는 필수재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 PC 출하량 감소의 배경은 통상 그래픽 카드가 장착되지 않는 로우 엔드 PC 수요 둔화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암호화폐 채굴 수요 급락과 그래픽 카드 가격 하락에 대해서는 암호화폐 채굴 방식 변화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며, 그래픽 카드 가격은 여전히 권장가(MSRP) 이상에 거래중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그래픽 카드에 탑재되는 GPU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 그래픽 카드 가격 변화에 이익이 연동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히려 데이터센터용 칩 등 하이퍼스케일이 주도하는 대규모 서버 증설이 엔비디아에 긍정적이라고 보았다. 또한 퍼블릭 클라우드와 기업용 인공지능(AI)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GPU 수요의 구조적인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보았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비중은 약 40%수준이다. 엔비디아와 AMD 모두 더 강력한 성능과 미세화된 공정의 신제품 출시할 예정이기떄문에 인텔의 진입에 의한 경쟁 과열은 큰 변수로 보지 않았다.
3월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AI 개발자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차세대 칩을 발표하고 있다.
3월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AI 개발자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차세대 칩을 발표하고 있다.
◆차세대 칩 시장 경쟁력 높고, 자율주행차 시장도 확대… 엔비디아, 중장기 전망 유효

삼성증권은 지난 3월, 엔비디아가 2종의 차세대 칩 발표이후, 중장기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3월22일(현지시간) 새로운 GPU ‘H100 칩’과 연산칩(CPU) ‘그레이스 CPU 슈퍼칩’을 동시에 공개했다. 압도적인 성능의 신제품을 공개함으로써 앞으로도 계속 견조한 수요를 이끌어 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삼성증권은, 소프트웨어 지원을 늘리면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종속효과가 강화돼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입자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함께 자율주행차 시장의 확대도 긍정적으로 보았다. 엔비디아는 이와관련 향후 6년간 차량용 반도체 사업 기회가 80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BYD와 루시드그룹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해 25개 이상의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증권은, 올해들어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전년대비 24% 하락했고, 같은기간 엔비디아 주가는 34%나 하락한 상태이며 단기로는 금리인상 가속화 리스크,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밸류에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엔비디아 주가가 현재 3년 평균 PER의 41배, 5년 평균 40배 이하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는 것은 중장기 투자자들에게 기회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즉, 현재 엔비디아의 주가는 12개월 선행 PER 33배로, 이는 충분히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주가를 높게 평가했던 중장기 투자 포인트를 대다수가 여전히 모두 유효하며, 따라서 밸류에이션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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