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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로 코로나19 조기 발견 불가능”… 왜 실패했을까

신제인
-코로나19 조기 발견하는 웨어러블 기술..."아직 미흡"
-"흑인, 여성 등 다양한 신체적 특징 고려할 수 있어야" 여전한 숙제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할 무렵 웨어러블(Wearable) 기술 기업들은 스마트워치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린바 있다.

체온과 심박수, 산소 수치 등의 데이터를 측정하면, 코로나 감염 초기에 나타나는 이상반응에 대한 경고가 가능할 거라는 추측이었다.

그러나 25일(현지시간) 더 버지는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을 인용해,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코로나19 '양성' 판정 기술은 아직 큰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연구과정에서 충분한 임상이 확보되지 못한 것을 꼽았다.

◆"이미 아픈사람을 판별해서 뭐하나"... 그럼에도 조기발견은 사실상 어렵다

실제로 애플워치, 핏비트 등의 기기가 수집한 데이터에서 코로나19 조기 발견을 위한 패턴을 찾으려고 했던 12개의 연구는 모두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인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문제는 이들의 증상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독감과 코로나19의 구분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미 증상이 발현된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건강한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는 이상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

즉, 심각한 증상을 보이기 이전에 감염을 발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간 스마트워치가 이상심박수로 심장 질환 위험성을 경고해 오던 것과 달리, 코로나19 감염에 특히 취약한 사람을 미리 판별해내지는 못했다.

단 4개의 연구만이 증상 발현 이전에 코로나19를 판별해내려고 시도했지만 20%에서 88% 정확도로, 그 신뢰성은 현저히 떨어졌다.

◆기술 일반화 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임상 모델’... 다양성 확보돼야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외에도 ‘질병 감지기’로서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는 데에 형평성 문제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연구 과정에서부터 임상 모델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다른 신체적 특징을 지닌 집단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두운 피부색에서는 웨어러블이 종종 덜 정확하게 작용한다고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연구들은 백인 모델을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또, 여성의 신체적 변화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월경 주기도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이 같은 “기존 연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웨어러블은 결국 질병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더 다양하고 질 높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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