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그동안 산발적으로 나왔던 모든 악재들이 응축됐다가 결국 한꺼번에 폭발해버린듯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금 시장은 미국의 5월 기준 금리인상 예고, 글로벌 경기둔화, 러-우크라이나 전쟁의 교착, 중국의 코로나19 도시 봉쇄, 국제유가 및 에너지가격의 불안, 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 등 악재로 둘러싸여 있다.
이처럼 글로벌 거시경제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애플, 알파벳 등 미국의 주요 IT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도 불안하게 제시되면서 결국 3대 주요 지수 모두 급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대비 2.38% 떨어진 3만3240.18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81% 하락한 4175.20로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 지수는 3.95% 급락한 1만2490.74로 거래를 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38% 급락한 2909.12로 마감돼 시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지금은 개별적인 한 두 기업들의 양호한 1분기 실적 발표만으로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날 나스닥의 하락을 부추진 것은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이날 전장대비 12.18% 하락한 876.42달러로 마감해, 다시 ‘천슬라’에서 멀어졌다. 물론 리비안(-9.50%), 루시드(-8.74%) 등 기타 전기차 관련주들의 낙폭도 컷다.
이날 테슬라가 급락한 주요 원인은 440억달러의 트위터 인수 비용중 일부를 일론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 매각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의 우려가 반영된 반도체 섹터의 충격파는 보다 직접적이었다. 특히 대표주자인 엔비디아(-5.60%)를 비롯해 AMD(-6.10%), 인텔(-3.27%), 마이크론 테크놀로지(-4.34%)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소프트뱅크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영국 칩 기술 회사인 암(Arm)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AI)시장을 겨냥한 ‘M85’ 마이크로컨트롤러 신제품을 선보였다. 회사측은 M85가 기존의 머신러닝 애플리케이션용 M55 칩보다 20% 빨라진 성능을 보인다고 밝혔다.
오는 27일(현지시간)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애플은 3.73% 하락 마감했고, 알파벳A(-3.59%), 아마존닷컴(-4.58%)도 낙폭이 컷다.
한편 구글은 장마감 이후 발표된 1분기 실적에서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1분기 매출이 681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3% 늘었지만 시장 추정치에는 다소 못미쳤다고 전했다.
구글 광고 매출은 546억6000만 달러로 추정치(545억6000만 달러)를 조금 웃돌았으나 클라우드 매출 성장이 느려졌고 앱, 하드웨어, 구독 매출을 포함한 구글의 '기타' 수익은 68억달러로 73억달러를 밑돌았다고 전했다. 또한 분기별 이익은 164억3600만달러(주당 24.62달러)로 주당 25.76달러의 시장 기대치보다 약간 낮았다.
이밖에 넷플릭스(-5.48%), 마이크로소프트(-3.74%)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장 마감 이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3분기(마이크로소프트의 회계기준은 1~3월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해 시간외거래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사업에서 호조를 보여, 연간 성장률은 46.0%로 전분기보다 안정적이었으며, 이는 45.6% 성장 추정치에 부합했다. 다만 ‘애저’ 클라우드의 성장세도 지난 2020년 회계년도의 6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년전인 지난 3분기 매출 417억 달러와 비교해 493억 달러의 매출로 전년동기대비 증가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 490억5000만 달러를 상회한 것이다. 분기 순이익도 167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154억6000만 달러)를 뛰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