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모리 우려 과해"…삼성전자·SK하이닉스, 1분기 동반 호조

김도현
- 모바일 부진 상쇄한 서버 수요…하반기 더 좋을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메모리 1~2위 업체에 겨울은 없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서버 시장 호황에 힘입어 함께 웃었다. 하반기로 갈수록 전망은 더 밝다. 데이터센터 설립 규모가 역대급이고 용량 제품 비중 확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 개화 등 플러스 요인이 존재하는 덕분이다.

28일 삼성전자는 2022년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반도체 사업부 매출액 26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2% 전년동기대비 39%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4% 하락 전년동기대비 151%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1분기 매출액 12조1557억원 영업이익 2조859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1.8% 줄고 전년동기대비 43.1%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2% 감소, 전년동기대비 116% 증가했다.

사실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러·우 전쟁, 중국 일부 도시 봉쇄 등 대외적 불확실성 증가했다. 모바일 시장은 부진했다. 통상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일부 고객사 재고 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만회한 건 서버 수요다. 두 회사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 존재를 호실적 이유로 꼽았다. 2018년 클라우드 호황과 유사한 수준의 데이터센터 증설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발생한 지난해 이연 수요도 더해졌다.

삼성전자 한진만 부사장은 “서버와 PC 중심 수요가 견조했다. 하이코어 중앙처리장치(CPU) 채용 확대, 고용량 및 고사양 제품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노종원 사장은 “의미 있는 실적을 올렸다. 최근 서버 제품 수요가 커지는 만큼 메모리 시황은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양사가 언급한 대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은 증가세다. 전체 라인업에서 현시점 최신 테크인 10나노 4세대(1a) D램과 176단 낸드 비율이 연내 절반을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메모리 탑재가 늘어나는 다채널 CPU, DDR5 지원 프로세서 등 판매가 본격화하는 부분도 긍정 요소다.

당초 예상과 달리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완만하기도 했다.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원자재 오염 또는 지진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 등 변수가 발생한 영향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객사 재고 전략이 바뀐 점도 한몫했다. SK하이닉스 박명수 담당은 “연간 기반 물량 락인(Lock in) 논의가 지난 2~3년간 늘었다”고 이야기했다. 안전재고 확보 수요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시장 상황과 별개로 SK하이닉스는 호재와 악재가 공존했다. 과거 판매된 일부 D램에서 품질 저하 현상이 나타나 제품 교환 등 보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관련 비용 3800억원이 1분기에 일회성 판매보증충당부채로 반영됐다. 이는 자회사 솔리다임 편입으로 상쇄했다. 지난해 말 1차 인수 완료한 인텔 낸드 사업부다.

현재 두 회사는 메모리 생산능력(캐파)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P2와 P3, SK하이닉스는 이천 M16 및 청주 M15 등이 공사 중이거나 시설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변수는 길어진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기간)이다. 물류대란과 부품 공급 차질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리드타임이 늘어난 상황이다. 양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집행하는 한편 생산성 효율 증대로 증설 공백을 메울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0나노 5세대(1b) D램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 피력했다. 한 부사장은 “12나노 제품(1b D램)을 건너뛴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개발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1b D램과 238단 낸드 연구 작업이 순항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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