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종합] SK하이닉스, 1분기 불확실성 불구 선방…연매출 60조원 시대 '성큼'

김도현
- 데이터센터 지난해 이연 및 신규 수요 확대
- 설비보다는 인프라 투자에 집중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에 메모리 호황기인 2018년을 뛰어넘는 매출을 찍었다. PC와 모바일 부진을 서버 수요 강세로 상쇄한 영향이다. 하반기에도 서버 상승세는 이어지는 가운데 모바일 반등도 예상된다. 신중한 투자 기조는 유지한다.

27일 SK하이닉스는 2022년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12조1557억원 영업이익 2조85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8% 하락, 전년동기대비 43.1%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2.2% 감소, 전년동기대비 115.9% 증가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사업총괄 노종원 사장은 “1분기는 인플레이션, 전쟁, 중국 일부 지역 봉쇄 등에서 기인한 공급망 이슈 장기화로 사업 환경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 및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소비자 구매 심리 위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보기술(IT) 기기 판매가 줄면서 D램은 한자릿수 후반 출하량 감소가 나타났다. 대신 평균판매가격(ASP)은 기업용 PC와 서버 등 수요가 견조하면서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한자릿수 초중반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는 계절적 비수기와 중화권 모바일 수요 둔화로 당초 계획을 소폭 하회한 10% 후반 출하량 증가를 기록했다. 새로 편입된 자회사 솔리다임을 제외하면 10% 중반 출하량 감소다. 솔리다임 효과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SK하이닉스는 서버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내외 조사를 종합하면 1분기 외생변수 확대에도 고객사의 서버 투자는 견고하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박명수 담당은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신규 데이터센터가 지연된 게 있어 2022년 강한 배후 수요로 작용 중”이라며 “클라우드 호황이던 2018년과 유사한 정도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예정된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PC, 모바일 판매가 줄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서버 부문에서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호환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본격화,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출하 확대 등이 플러스 요인이다. 고사양 및 게이밍 PC 수요 양호, 하반기 모바일 회복 전망도 호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객사 전략에도 변화가 있었다. 안전재고 확보 수요가 강해진데다 고용량 제품 위주로 구매하는 추세다. 박 담당은 “연간 기반 물량 락인 논의가 지난 2~3년간 꾸준히 늘었다. 고객 입장에서도 단기 불확실성을 위해 수요 변화, 믹스 변화가 어렵다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다”며 “PC로 예를 들면 저용량 DDR4 모듈, PC DDR4 단품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중요도가 높은 DDR5 등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D램의 경우 품질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노 사장은 “고객으로부터 과거에 판매된 일부 D램에서 품질 이슈를 접수받았다. 논의를 통해 교환 및 보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관련 비용은 최대한 합리적으로 반영해 3800억원으로 추정했다. 1분기에 판매보증충당부채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교환 물량은 향후 메모리 수급에 영향을 미칠 규모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시설투자액(CAPEX)는 작년 대비 늘겠으나 대부분 건설 및 인프라 관련이다. 구체적으로는 이천과 청주에 LNG 발전시설 등을 짓고 있다.

공장 공간 확보하는 비용도 포함된다. 중국 다롄 팹, 이천 M16 페이즈2, 청주 M15 페이즈3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첫 번째 공장은 2025년 착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공백을 메울 것으로 청주 M17 설립 등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용인 팹 가동 전에 추가적인 다른 팹의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생산량에 직결되는 장비 투자는 연간 감가상각비를 하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기간)이 길어지고 있으나 상반기 물량이 하반기로 분산될 뿐 연간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비 입고 지연에 따른 생산능력 확충 공백은 생산성 향성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단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낸드 비중 확대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반입이 늦어지는 탓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3700억원, 3조8000억원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연간으로는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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