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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LGD, 1분기 LCD에 울고 웃고…2분기, OLED '올인'

김도현
- LCD 가격 하락 계속…OLED 경쟁력 유지 총력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양대산맥이 지난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액정표시장치(LCD) 비중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웃고 LG디스플레이는 울었다. 양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응용처 다변화와 기술력 향상으로 중국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8일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매출액 7조9700억원, 영업이익 1조900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기대비 12% 떨어지고 전년동기대비 15%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7% 감소, 전년동기대비 203%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1분기 K-IFRS 연결기준 매출액 6조4715억원, 영업이익 383억원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27% 전년동기대비 6%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92% 전년동기대비 93% 줄었다.

이번 실적의 키포인트는 LCD다. LCD는 작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낮아지는 추세다. 하락세에도 중국 업체가 가동률을 조정하지 않으면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속적으로 LCD 라인을 줄여왔다. 중국 팹은 매각했고 국내 팹은 중소형 OLED 또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용으로 전환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충남 아산 L8-2라인은 오는 6월 전후로 가동 중단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디스플레이 LCD 사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LCD 사업은 예정대로 종료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LCD에서 미흡했던 차별화, 지적재산권 보호에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여전히 LCD 매출 의존도가 절반을 넘어선다. 판가 하락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회사는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이 적은 정보기술(IT)용 하이엔드 LCD 비중이 늘려 대응할 방침이다.

이태종 LG디스플레이 담당은 “TV 시장이 10% 역성장하면서 중국 경쟁사가 예상을 상회하는 공격적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가격 경쟁에 대응하기보다는 경쟁력 없는 부분은 축소하면서 하이엔드 제품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OLED 분위기가 상반된다. TV와 IT 기기 모두 상승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가 탑재된 34인치 모니터는 3월, 55인치 및 65인치 TV는 4월에 출시됐다. 최 부사장은 “QD 수율이 빠르게 개선됐고 관련 제품에 대한 시장 평가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수율을 75%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 내 80% 이상 도달이 목표다.

중소형 OLED 분야는 응용처 확장에 초점을 맞춘다. 스마트폰에서 OLED 도입률이 50%에 육박한 가운데 노트북, 오토모티브, 게임기 등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심산이다. 접는(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규모가 전년대비 2배 이상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최 부사장은 “언더패널카메라(UPC), 홀 디스플레이,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등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 패러다임을 양적에서 질적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유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내 시장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 적기 투자도 고려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하반기 월 3만장 규모 전공정 투자를 계획 중이다. 이미 작년 말부터는 후공정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의 장밋빛 미래를 점쳤다. 이 담당은 “전체 TV 시장 역성장에도 OLED TV 1분기 40% 이상 커졌다. 2분기부터 출하 및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2분기부터 중(重)수소를 투입한 ‘OLED.EX’를 OLED TV 전 라인업에 도입하는 부분도 긍정 요소다.

다만 삼성전자와의 거래는 미정이다. LG디스플레이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말할 내용이 없다. 가능성은 열려있으나 서로 니즈가 맞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중소형 OLED는 후발주자지만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애플 공급망 진입 이후 매년 수주 물량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경기 파주 P9 및 P10 팹 투자가 단행 중이다. 아이폰14 시리즈에서는 LTPO 도입 모델도 공급하게 된다. 아이패드, 폴더블 아이폰 등에 들어갈 OLED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만큼 애플과의 접점은 더욱 넓어질 예정이다.

투자 측면에서는 미래를 담보하는 전략을 취한다. LG디스플레이 김희연 전무는 “과거처럼 기대감으로 투자하기보다는 가시적인 수익성과 안전장치를 확보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3월까지 3조3000억원 투자를 예고한 것을 미뤄보면 애플과 물량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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