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위기의 韓 DP②] 中, 연봉 5배 내걸고 유혹…韓 업계 "정부 지원 절실"

김도현

-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 포함 무산 위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심상치 않다. 양과 질에서 빠르게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이미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넘겨준 가운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도 사정권이다. 막대한 보조금 등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원동력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원책이 미비한데다 관련 보호법에서도 제외될 위기다. 업계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산업을 보호하지 않으면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라고 지적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반도체 특별법)에 디스플레이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3개 분야에 대한 육성 및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초 디스플레이도 대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기획재정부 반대로 무산됐다. 주요 플레이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대기업 계열사인 만큼 지원이 필요하겠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국 BOE가 국내 양대산맥 매출을 넘어서는 등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한국디스플레이협회장에 재임 중인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는 “반도체 특별법에 디스플레이를 포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8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2022 OLED 코리아 콘퍼런스’에 참석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들도 같은 요구를 했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대표는 “현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정부 지원이 사실상 없는 체계가 이어지면 되돌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업계와 산업부 요청에도 디스플레이를 포함하는 안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반대한 기재부에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부처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반영이 어렵다.

법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은 한국 인재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4~5배 연봉과 각종 복지를 내세워 국내 기업 출신을 유혹하고 있다. 비공식 제안은 물론 채용사이트 등 공개된 자리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포착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최대 10배까지 연봉을 높여주겠다는 조건을 걸기 때문에 (국내 인력들이) 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직 후 수년 내 잘리는 과거 사례를 통해 더욱 조심하는 분위기지만 사내 파워게임에서 밀리거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한탕 벌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BOE CSOT 비전옥스 티엔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지난 10년간 자국 정부로부터 수조 원의 자금을 타낸 것으로 파악된다. 세제 혜택, 인프라 조성 지원 등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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