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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에 움츠린 전세계 빅테크…네카오도 못 피했다

최민지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남궁훈 카카오 대표.ⓒ 네이버·카카오 각사.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남궁훈 카카오 대표.ⓒ 네이버·카카오 각사.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비대면 사회 진입 가속화를 불러온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엔데믹(풍토병화)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코로나 특수를 누려온 전세계 빅테크 기업들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올해 1분기 매출은 680억달러(한화 약 85조70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23% 증가했다. 2020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메타(구 페이스북)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 늘어난 279억800만달러(약 35조3000억원)다. 2012년 기업공개(IPO)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넷플릭스 올해 1분기 구독자 수는 전분기보다 20만명 감소했으며, 매출은 9.85% 상승한 78억7000만달러(약 9조7643억원)으로 월가 예상치 82억3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팬데믹 기간엔 소상공인‧대기업 할 것 없이 비대면으로 고객을 찾기 위해 디지털 광고 수급을 늘려 왔다. 하지만, 최근엔 거리두기 해제 분위기로 집 안에 머무는 고객이 줄어든 데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외경제 악화와 불확실성 증가로 광고 매출이나 가입자 수 성장 등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세계적 추세는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도 피해가지 못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022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네이버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30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3.1%, 4.5% 증가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4.3%, 14.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5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9% 전분기보다 49.5%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8432억원 ▲커머스 4161억원 ▲핀테크 2748억원 ▲콘텐츠 2170억원 ▲클라우드 942억원이다. 이중에서도 검색‧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인 서치플랫폼 매출은 전분기보다 4.9% 줄고, 전년동기대비 12% 늘었다. 5대 사업 중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성장폭이 가장 낮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까지는 대선과 거시적 리스크 등으로 광고주들이 마케팅을 줄여온 경향을 목격했다”며 “다만, 4월 들어 광고 요율이 다시 올라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카카오는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 기준 2022년 1분기 매출 1조6517억원 영업이익 1587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8% 줄었지만 전년동기대비 31%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9%, 전년동기대비 1% 증가했다. 플랫폼부문 매출은 8860억원, 콘텐츠부문 매출은 7657억원이다.

유일하게 전년동기대비 줄어든 플랫폼부문 내 포털비즈는 전분기보다 13% 지난해 1분기보다 3% 하락한 매출 1140억원에 그쳤다. 광고경기 부진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컸다. 톡비즈 매출은 46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 증가했으나, 주요 광고상품 매출 하락으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3% 줄었다.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뿐 아니라 글로벌 금리인상, 전쟁 장기화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광고 경기가 다소 위축된 시기였다. 2분기부터 여행 업종 중심으로 마케팅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나, 연초 사업계획 수립 당시 대비 비우호적 사업 환경이 조성된 건 사실”이라며 “다만, 파트너들은 카카오 플랫폼 내에서 오히려 예산을 증액하고 있고, 광고 상품 규모 확대를 위한 준비를 상반기 내 진행한다. 전반적인 사업 본연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연간 전체로는 견고한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양사는 IT인재 영입을 위한 신규 채용 확대와 연봉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커졌다. 네이버 인건비‧복리후생비용은 3812억원이다. 전분기보다 6.2% 줄었으나, 전년동기대비 15.2%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 인건비는 42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9% 감소했으나 전년동기대비 43% 상승했다.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마케팅비용도 늘었다. 네이버 1분기 마케팅비용은 222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5% 지난해 1분기보다 30% 상승했다. 페이 리워드 포인트와 웹툰 슈퍼캐스팅 등 글로벌 우휘확보를 위해 마케팅 집행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1분기 마케팅비용은 114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 줄었으나, 전년동기대비 70% 급증했다. 대만에서 카카오게임즈 ‘오딘’ 출시와 함께 픽코마 프랑스 출시 등 글로벌 사업 관련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었다.

다만, 양사 모두 콘텐츠 사업에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네이버 글로벌 웹툰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31%나 늘었고, 국내 사업 연간 이익률 20%를 달성하는 등 수익창출 잠재력을 확인했다. 카카오 스토리 부문의 경우, 국내‧북미에서 카카오페이지 원작 드라마 ‘사내맞선’을 필두로 한 플랫폼 거래액 상승과 일본 픽코마 신규 라인업 확대로 역대 최고 분기매출을 갱신했다.

이제 네이버와 카카오 새 리더십은 글로벌과 수익성을 모두 잡기 위해 시동을 건다. 네이버는 5년 내 매출 15조원, 글로벌 이용자 10억명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글로벌 매출 비중은 10%대(라인 제외)에서 2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가이던스도 내놓았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채용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줄이고, 비용효율화도 꾀한다. 또, 웹툰은 1억8000만명 글로벌 이용자 기반으로 수익화에 노력하고, 일본 커머스 시장에 한국에서의 성공 방정식을 대입해 현지 이용자와 중소상공인(SME) 확보에 공을 들인다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신사업에 대해서도 수익성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매출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인건비와 마케팅비에 대해서 좀 세심하게 관리하겠다. 마케팅‧인건비 등 비용 효율화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나타내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글로벌을 향한 사업 개편에 속도를 낸다. 지인 기반 목적성 플랫폼이었던 카카오톡은 글로벌 유저들이 모이는 개방형 공간으로 바뀐다. 비목적성 가벼운 인터랙션을 목적으로 카카오톡을 재구성해 오픈채팅을 활성화하고, 프로필을 개편한다. 카카오톡 내 메타버스를 구현해 이용자의 새로운 경제 활동도 지원한다. 일례로, 방장이 주식정보를 나누는 오픈채팅방을 유료화로 전환할 수 있다. 커머스 사업은 이같은 카카오톡 변화와 함께 연간 통합 거래액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또, 올해 해외 매출을 전년보다 40% 이상 늘리고, 내년에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보여지기 시작한다면, 카카오 기업가치는 충분히 주가 15만원 그 이상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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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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