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종합] 인건비 얼마나 늘었나? 네이버, 1분기 실적 주춤

최민지
-네이버 1분기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3018억원
-5대 사업 두 자릿수 성장…콘텐츠 끌고 커머스‧핀테크 밀고
-인건비‧복리후생비 15.2% 증가…채용 늘리고 연봉 올려
-마케팅비용 늘고, 올림픽 중계권 등 콘텐츠 비용 반영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네이버가 올해 1분기 시장전망치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가져왔다. 네이버 고성장세는 계속됐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바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유는 있다.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인건비다. 지난해 채용을 대폭 늘리고 연봉 인상 행렬에 동참하며,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글로벌 빅테크사를 지향하는 만큼, 해외 겨냥 마케팅비용도 늘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계권과 같은 일시적인 콘텐츠 비용도 증가했다.

네이버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3018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3.1%, 4.5% 증가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4.3%, 14.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5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9% 전분기보다 49.5% 감소했다.

1분기 네이버 영업비용은 1조543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1% 줄었으나, 전년동기대비 27.5% 늘었다. 영업비용 내 개발‧운영비용은 44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8% 늘고, 전분기보다 3.9% 줄었다. 개발‧운영비용에 포함되는 인건비‧복리후생비용의 경우, 3812억원을 집행했다. 전분기보다 6.2% 줄었으나, 전년동기대비 15.2% 늘어난 수치다.

네이버는 “전분기 상대적으로 높았던 상여 및 퇴직급여 효과 소멸이, 1분기 반영된 10% 임금 인상 효과를 상쇄하면서 개발‧운영비가 전분기보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개발 인재 확충에 따른 직간접 비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또, 통상적으로 연말에 인센티브와 퇴직급여 충당금이 커진다. 1분기에 아직 지급되지 않은 전분기 주식보상 비용 등도 있다.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직원 수는 기간제 근로자 152명을 포함해 총 4678명이다. 전년 4076명과 비교하면 1년만에 14.8%(602명) 늘었다. 연결기준에 포함되는 네이버 관계사 직원 수 증가분까지 합하면, 인건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네이버는 노사합의를 통해 연봉 재원 10%를 확대하기로 했다. 주식보상 대신 연봉 인상으로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네이버 임직원은 근속기간 및 직책 등과 상관 없이 최저 300만원 이상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전망이다. 월 15만원 개인업무 지원금과 월 3만원 동호회 활동 지원금도 추가 지급된다.

이같은 연봉 인상 및 복리후생 혜택 확대 등이 1분기부터 소급 적용됐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는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훌륭한 인재확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본격적인 채용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인원수는 전년대비 18% 증가했다”며 “4월 노사 간 합의한 10% 임금인상 소급적용 효과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마케팅비용도 증가했다. 1분기 마케팅비용은 222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5% 지난해 1분기보다 30% 상승했다. 페이 리워드 포인트와 웹툰 슈퍼캐스팅 등 글로벌 우휘확보를 위해 마케팅 집행이 늘었기 때문이다.

파트너비용은 6983억원으로, 영업비용 항목 중 전년동기대비 가장 크게 늘었다. 지난해 1분기보다 36.9% 늘어난 파트너비용은 올림픽중계권과 음원비용의 뒤늦은 정산 등 일회적 콘텐츠 비용이 반영됐다.

하지만,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에도 전 사업부문 성장을 이끌어냈다. 네이버는 1분기부터 크림과 어뮤즈를 콘텐츠에서 커머스로 재분류했다. 이같은 전분기 회계처리 변경 및 비수기 계절성 상황으로 네이버 1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4.3% 줄었으나, 전부문 견고한 성장으로 전년동기대비 23.1% 상승하게 된 것이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8432억원 ▲커머스 4161억원 ▲핀테크 2748억원 ▲콘텐츠 2170억원 ▲ 클라우드 942억원이다.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은 콘텐츠다. 콘텐츠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5.9%나 커졌다. BTS(방탄소년단) 등 슈퍼캐스팅에 힘입어 글로벌 웹툰 거래액이 전년동기대비 31%나 늘었다.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는 1억8000만명에 달한다. 회계처리 변경 효과를 제외하면, 웹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8%나 늘었다. 국내 사업 연간 이익률은 20%를 달성하는 등 수익참출 잠재력을 확인했다.

커머스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8.8% 늘어나며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브랜드스토어, 쇼핑라이브, 장보기, 선물하기 등 새로운 버티컬 서비스 거래액이 지난해 1분기보다 78% 상승했다. 1분기 택배 파업과 계절적 영향에도 안정적 사업 모델 기반으로 커머스 매출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멤버십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74.7% 늘었다. 누적 가입자는 700만명을 돌파했다.

핀테크 1분기 결제액은 1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3.9% 늘었다. 외부 결제액은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서치플랫폼(검색‧디스플레이)의 경우, 검색품질 개선 및 성과형 광고 확대가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개인화 검색 ‘스마트블록’ 커버리지 확대로 로컬‧쇼핑 영역에서의 비즈니스쿼리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클라우드 부문에서는 1분기 공공부문 비수기 영향을 받았다. 이제 전년동기대비 15.3% 증가했음에도, 전분기와 비교하면 12.1% 줄어들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국내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에서는 웹툰 등의 자체적인 성장 노력과 함께 적극적인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해 빠르게 성과를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