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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어 카카오까지 ‘글로벌’, 기회의 땅으로…양사 전략은?

최민지
-네이버, 인터넷기업 첫 해외 성공사례 ‘라인’ 이어 전사업 글로벌 멀티플 시너지
-카카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불식하고 세계로…해외시장 매출비중 30% 목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기회의 땅을 찾기 위해 ‘글로벌’ 전략을 강화한다. 네이버는 일본시장 성공사례를 전세계로 확대하기 위한 ‘글로벌3.0’ 단계를 실시하고, 카카오 또한 골목상권 침해 등 내수시장 리스크를 벗기 위해 ‘비욘드 코리아’를 선언했다.

올해 들어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대표가 바뀌었다. 새 경영진은 각각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기업 경영 방향성을 공개했다. 양사 수장 모두 ‘글로벌’을 새로운 리더십 목표로 내세웠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국내 4000만명 사용자 대상 내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경쟁의 무대를 글로벌로 확대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로드맵은 필연적이다.

네이버는 검색포털에서 기술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통적인 검색포털 사업 외에도 커머스, 콘텐츠, 테크핀, 클라우드, 로봇 등 다양한 신사업이 성장 중이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이를 ‘팀 네이버’라고 칭하며, 이같은 사업들이 앞으로 시너지를 내면서 글로벌에서 멀티플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창업 초창기 시절부터 일본과 미국 사업에 도전해 왔고, 10여년만에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라인을 성공시켰다. 라인은 2억명 월간이용자를 가진 메신저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며 일본시장에서 처음으로 한국 기업 성공스토리를 써나갔다. 라인의 성공은 한국 인터넷 기업 최초의 해외 성공 사례다.

이후 웹툰, 스노우, 제페토 등 버티컬 서비스들이 글로벌 규모로 성장했다. 2016년 라인은 일본과 미국 증시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일본에서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을 통해 Z홀딩스 설립, 북미에서는 웹소설 1위 업체 왓패드를 인수하는 등 굵직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갔다. 유럽에서는 인공지능(AI) 연구소 인수와 현지 스타트업 투자 등 다양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손잡았다. 그 결과 7억명 사용자를 확보한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했다.

네이버는 새 리더십이 만들어갈 새로운 20년을 글로벌3.0 단계라고 칭하며 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 유럽 등에서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5년 내 글로벌 10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매출 비중도 계속 증가한다. 지난해 라인 매출은 3조원으로 현재 일본 매출만 네이버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웹툰, 제페토 등 콘텐츠 매출을 포함하면 글로벌 매출 비중이 현재 40%대다. 수년 내 50%를 넘을 것으로 기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성장을 경험하고 있고 라인 외에도 웹툰, 스노우, 제페토, 웍스 등 글로벌에서 성공한 서비스 경험을 가지고 있다. 커머스의 일본 및 유럽 진출도 진행 중”이라며 “AI, 로보틱스, 디지털트윈, 클라우드 등의 기술 영역에서도 글로벌 협업이 확대되고 있어 전 사업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새로운 성장 단계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 달성을 위한 글로벌 사업 전개 방향을 발표했다. 현재 10% 수준인 해외매출 비중을 3년 내 30%까지 늘리겠다고 목표다.

기존에도 주요 해외 서비스로 웹툰 서비스 ‘픽코마’ 등이 있지만, 카카오는 주로 국내 서비스 중심으로 신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택시업계 및 소상공인 등 전통산업‧종사자와의 갈등이 반복됐고 이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사상 최초 3번 출석하게 된 배경이다. 이에 카카오는 꽃배달‧간식‧샐러드 배송과 같은 서비스를 접고, 글로벌로 방향을 본격적으로 틀었다. 정치권 압박도 거세지는 만큼, 내수 사업 리스크가 커졌다는 판단이다.

남궁훈 대표는 내정자 시절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게 지금 굉장히 절박하다”며 “국내에서 더 이상 확장하는 것보다 카카오 정도 성장했으면,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라는 국민 명령에 가까운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지금 사회에서 국민 용인을 받기 어렵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플랫폼, 콘텐츠, 지적재산(IP)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거점 지역을 확보하고 공동체간 시너지를 통해 점유율을 확장할 계획이다. 일본시장에서는 게임,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픽코마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프랑스 픽코마는 일본 유명 출판사와 프랑스 출판사가 제공하는 일본식 만화와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한국, 일본, 중국의 웹툰을 동시 서비스하면서 유럽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미국과 아세안, 중화권, 인도 시장에서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을 높여가며 뮤직 사업과 미디어 사업에서도 글로벌 IP 발굴에 나선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시너지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한다. 이를 통해 계열사 간 상호 협력 접점을 발굴하는 한편 인수합병, 지분 투자, 글로벌 기업과 협력 체계도 지원한다.

남궁훈 대표는 “지금은 계열사가 각자 진출해 생존하는 방식이라면 이제는 그룹 차원의 중앙집중적인 해외 전략도 펼쳐야 하는 시기”라며 “해외 진출을 위해 보다 중앙집중적인 전략을 펼쳐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 기업 상황이 네이버는 기존 사업들의 멀티플 시너지라는 전략으로, 카카오는 성공 서비스 창출을 위한 체제 돌입이라는 다른 전략으로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며 “후발주자인 카카오가 국내 시장에서처럼 글로벌 시장에서도 네이버를 쫓아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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